현대·기아차가 해외 시장에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신흥 시장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도 판매량 증가세를 보이며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4일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한 12만5518대를 판매했다. 양사 합계 판매량이 증가세로 집계된 것은 2016년 11월 이후 18개월 만이다. 특히 현대차의 미국 판매가 늘어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신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판매 회복을 견인했다. 현대차는 새로 출시한 코나와 투싼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11.5% 증가한 6만4980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는 스포티지, 니로 등이 인기를 얻으며 1.6% 늘어난 5만9462대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2016년 하반기부터 미국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법인과 렌터카 회사 등에 대량으로 차량을 파는 플릿판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면서 판매 감소를 겪어왔다. 그럼에도 차량 구매 후 사흘 내 반납 가능한 리테일(소매) 프로그램 도입과 소형 SUV 코나의 신규 투입 등 다각적인 판매 전략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중국 시장 상승세는 더 고무적이다.
현대차만 지난달 총 6만427대 판매로 전년 동월 대비 72.2% 실적 증가를 보였다. 올해 누적 판매 대수도 29만3046대로 10.1% 증가했다. 중국 전략형 모델인 링둥(국내명 아반떼) 시리즈 판매량이 572% 폭등한 영향이 컸다. 기아차 역시 전년 동월 대비 72.7% 증가한 3만여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코나와 ix35, 기아차 스포티지 및 페가스 등 현지 전략형 모델과 SUV 신차가 대거 투입되면서 판매 회복의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에는 주요 신차들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판매 증가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오는 7월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4분기 중에는 중국 전용 스포티 세단 라페스타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차도 중국 전용 SUV 이파오와 신형 K3 등이 하반기 출격 대기 중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