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협상단은 6일 판문점에서 여섯 번째 실무회담을 열고 막판 의제 조율에 집중했다. 양측은 12일 북·미 정상회담 의제인 비핵화 이행 방안과 체제안전 보장 등에 관한 구체적인 협의는 물론 정상 간 합의문 사전 조율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이끄는 미국 협상단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한 북한 협상단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실무회담을 가졌다. 양측 협상단은 오전 10시부터 5시간 가까이 회담을 진행했다. 앞서 양측 실무회담은 지난달 27일과 30일, 지난 2∼4일 5차례 열렸다.
양측 협상단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지난 1일 면담 내용을 토대로 구체적인 의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정상회담 일시와 장소까지 확정된 만큼 이날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회담 합의문을 조율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완전한 체제안전 보장을 맞바꾸는 방안을 합의문으로 도출하는 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종전선언 논의도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판문점 협상단은 김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서 만나 협의한 결과물을 기준으로 합의문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12일 정상회담 직전까지 판문점 실무협상이 이어지면서 합의문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북·미가 포괄적인 의제에 대해서는 의견을 맞췄고, 판문점에선 합의문의 구체적인 문구 조정 등을 계속 논의하는 것 같다”며 “판문점 실무협상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결단할 몇 개만 놔두고 대부분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측 실무협상이 길어지는 것에 대해 회담 성과를 위해 자주 만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반대로 그만큼 양측이 협의할 사항이 많고 아직도 입장 차가 남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