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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베스트셀러] 기시미 이치로의 ‘나이 들 용기’





우리는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는 충분한 영양 공급과 의학 발달의 결과이며 축복이라 불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노인 빈곤율의 증가와 부양가족의 부재 등으로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그런데 이런 외부적 조건의 문제보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나이 들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긍정적인 힌트를 제시한다. 특히 늙음, 병, 간병, 죽음의 문제에 대해 개인적인 경험담을 차근차근 서술한다. 심근경색으로 재활치료를 받았을 때의 경험, 60세가 되어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경험, 노쇠한 부모님의 간병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다뤄지고 있다.

그리고 전작인 ‘미움받을 용기’와 마찬가지로 아들러 심리학을 바탕으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노쇠해진 지금을 살아갈 용기는 불완전한 자신을 인정할 용기에서 비롯되며, 인생의 방식을 아주 조금만 바꿀 용기에서 시작된다고 말이다. 특히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얻게 되는 경험과 숙련, 안정감에 주목하고, 이런 성숙한 상태를 긍정하라고 말이다. 또한 그러한 변화는 타자와의 비교가 아니라 현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딱 한 걸음만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이 아주 새로운 이야기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의식이 세상에 만연한 이미지에 압도된 것은 아닌지 하나하나 생각할 계기를 마련해주는 책인 것은 확실하다. 또한 남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할 것을 무의식중에 강요하는 각종 SNS에서 잠시 떨어져, 나의 상태를 인식하고 그 상태를 그대로 바라보고 긍정하는 시간을 제공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나고야=유혜림 통신원 (나고야 상과대학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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