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2018 RUSSIA

[월드컵 조별 분석:G조] EPL 최고 ‘패스 마스터’, 원조 붉은악마 지휘하다

사진=신화뉴시스




G조 벨기에
더 브라위너, 맨시티 중원 사령관…팀 EPL 우승 이끌며 도움왕 차지
아자르·루카쿠·뎀벨레와 호흡, 1986년 4강 이후 최고 성적 기대


지난달 13일 맨체스터 시티와 사우스햄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시즌 마지막 경기. 후반 추가시간 3분 맨시티의 케빈 더 브라위너(27)가 전방으로 긴 패스를 뿌렸다. 경기장의 절반 가까운 거리를 날아간 공은 상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공격수 가브리엘 제수스(21)의 발에 정확히 연결됐다. 제수스의 슈팅은 그대로 결승골이 됐다. 골 하나에 패스 한 번이면 충분했다. 맨시티는 경기를 1대 0으로 이겨 EPL 최초 승점 100점을 기록했다.

벨기에의 ‘황금세대’를 이끄는 더 브라위너는 현재 EPL 최고의 ‘패스 마스터’다. 이번 시즌을 포함해 2년 연속 EPL 도움왕에 등극했다. 유럽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더 브라위너는 각도와 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종류의 패스를 자유자재로 다룬다. 같은 편 공격수의 발밑에 정확히 공을 배달하는 플레이로 찬사를 받는다. 날카로운 돌파와 슈팅 능력도 상당하다.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공격의 템포는 대부분 그의 발끝에서 조율된다. 교향악단 지휘자인 ‘마에스트로’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벨기에 대표팀은 더 브라위너의 지휘 아래 2018 러시아월드컵 우승을 노린다.

벨기에 대표팀은 한국에서도 ‘원조 붉은 악마’로 유명하다. 1906년부터 붉은 악마로 불리는 등 축구 역사가 깊다. 하지만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과는 거리가 멀었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4강에 올랐지만 2014 브라질월드컵 전까지는 16강 이상의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벨기에 축구협회는 2006년부터 유망주 집중 육성 정책 등을 펼쳤고 지금의 황금세대가 탄생했다.

대표팀의 면면은 화려하다. EPL 최고의 드리블러 에당 아자르(27·첼시)는 ‘수비수들의 악몽’으로 불릴 만큼 위협적인 돌파를 뽐낸다. 아자르는 7일 이집트와의 평가전에서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스트라이커 로멜루 루카쿠(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문전에서의 파괴력 넘치는 플레이가 장점이다. 손흥민과 같은 소속팀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무사 뎀벨레(31·토트넘 홋스퍼)는 중원에서의 탈압박 능력이 탁월하다.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26·첼시)는 철벽 방어를 자랑한다.

그간 벨기에의 유일한 약점으로는 황금세대의 경험 부족이 꼽혔다. 2014 브라질월드컵 8강에서는 아르헨티나에 0대 1로 아쉽게 패배했다.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는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웨일스에 불의의 일격을 당해 8강에서 탈락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이런 경험을 쌓은 황금세대들이 전성기를 맞은 상태에서 출격에 나선다.

관건은 화려한 슈퍼스타들이 얼마나 끈끈한 조직력을 발휘하는지 여부다. 벨기에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선수 역량을 최대한으로 이끌어 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는다. 더 브라위너는 뛰어난 공격력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에서 다소 수비적인 위치에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후방 빌드업에서부터 더 브라위너의 패싱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서지만 더 브라위너도 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미드필더 라자 나잉골란(30·AS 로마)이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것도 논란이다. 나잉골란이 마르티네스 감독과 불화를 빚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팀 수비의 핵심 빈센트 콤파니(32·맨체스터 시티)의 사타구니 부상도 걱정거리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