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신’에 대적할 상대는 없었다… 나달, 손가락 부상에도 佛오픈 우승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이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도미니크 팀을 이긴 뒤 우승컵을 깨무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달은 프랑스오픈에서만 11차례 우승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AP뉴시스


이변은 없었다. 영원한 클레이코트의 영웅인 ‘흙신’ 라파엘 나달(32·세계랭킹 1위)이 또 다시 프랑스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나달은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도미니크 팀(25·8위)을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개인 통산 11번째 프랑스오픈 우승이자 지난해에 이은 2연패다.

나달은 프랑스오픈 그 자체다. 그는 프랑스오픈에서 11번 결승에 올라 모두 승리했다. 2005년 처음 프랑스오픈에 출전한 나달은 14년간 88번의 경기를 치르며 무려 86승(승률 97.7%)이라는 만화같은 기록을 남겼다.

이런 나달이지만 결승전 상대가 팀이어서 일각에서는 의외의 승부를 예상하기도 했다. 나달은 최근 2년 동안 클레이코트에서 49승 2패로 맹위를 떨쳤는데 그 2패를 안긴 선수가 바로 팀이었기 때문이다. 나달 못지않게 클레이코트에서 강해 테니스계에서는 팀을 차세대 클레이코트 황제로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달은 결승전 첫 세트부터 일말의 이변 가능성을 없앴다. 나달은 5-4 상황에서 팀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1세트를 가져갔다. 이어 2세트에서도 시작 직후 팀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한 뒤 6-3으로 2세트를 마무리했다.

3세트 때 위기가 찾아왔다. 나달은 경기 도중 두 차례 왼쪽 손가락 경련을 호소하며 치료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코트에 들어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팀을 압도했다. 결국 나달이 6-2로 가볍게 3세트를 따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나달이 최근 팀에게 패한 원인을 분석해 철저하게 팀의 백핸드를 공략한 점이 주효했다. 나달은 “팀은 지난 몇 주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며 “팀이 몇 년 안에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패자를 격려했다.

나달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 17번째 우승(프랑스오픈 11회, US오픈 3회, 윔블던 2회, 호주오픈 1회)을 기록하게 됐다. 최다 우승 기록 보유자는 20회 우승을 달성한 로저 페더러(37·세계랭킹 2위)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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