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흐루쇼프, 닉슨-마오쩌둥… 독재자 만난 역대 美대통령

1961년 3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니키타 흐루쇼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을 만난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오른쪽). 국민일보DB
 
1972년 2월 중국 상하이에서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왼쪽)이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와 건배하는 모습. 국민일보DB


70년 북한 역사상 국가 지도자가 미국의 현직 대통령을 만난 적은 없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처음이다. 하지만 역사를 돌이켜보면 다른 나라 독재자와 만난 미국 대통령은 많다. 11일 워싱턴포스트(WP)는 역대 미 대통령이 독재자와 악수하는 모습은 아주 대통령다운 행동이었다며 대표적인 장면들을 소개했다.

1938년 3월 허버트 후버 당시 미 대통령은 독일 베를린에서 아돌프 히틀러 총통을 만나고 돌아온 뒤 “나치 정권은 생명과 정의를 경시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유럽과 독일의 갈등에는 관여하지 않기로 했고, 이듬해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2차 대전 중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두 차례 만났다. 43년 이란 테헤란에서는 독일에 대한 공격 협조를, 45년 3월 크림반도 얄타에선 종전 후 관리에 대해 논의했다.

61년 3월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오스트리아 빈 회동은 외교적 참사로 유명하다. 갓 취임해서 준비가 부족했던 케네디(당시 44세)는 공격적이고 노회한 흐루쇼프(67세)에게 일방적으로 당했다. 케네디도 회담 직후 “흐루쇼프는 내가 경험도 배짱도 없다고 여겨 실컷 두들겨 팼다”고 털어놨다. 소련은 그해 베를린에 장벽을 세웠고 이듬해 쿠바 미사일 위기를 일으켰다.

1972년 반공주의자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닉슨은 마오쩌둥 국가주석과 저우언라이 총리를 만나 미·중 데탕트 시대를 열었다. 이때부터 ‘닉슨 중국에 가다(Nixon goes to China)’란 말은 강경파가 오히려 적대세력으로부터 큰 양보를 끌어낼 수 있음을 뜻하는 관용어가 됐다.

재임 중 방북이 무산됐던 빌 클린턴 대통령은 퇴임 후인 2009년 납북된 미국 기자 2명의 석방 협상을 위해 방북했다. 클린턴은 수행원들에게 웃지 말라고 지시했고 자신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찍을 때 미소를 짓지 않았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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