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높은 트럼프 ‘악수외교’ 이번엔?… 김정은 ‘볼 포옹’은?

2017년 5월 25일 처음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누가 더 악력이 센지 겨루기라도 하는 듯한 ‘팔씨름 악수’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북·미 정상의 역사적 첫 만남을 알리는 ‘세기의 악수’는 어떤 모습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악명 높은 ‘악수 외교’로 수차례 구설수에 올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상외교 자체가 드물었기에 두 정상이 연출할 상징적 장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법은 특이하다. 상대방 손을 부술 듯 잔뜩 힘주어 잡고 흔드는 공격적 악수가 기본이다. 이와 함께 자기 쪽으로 상대를 확 잡아당기는가 하면 상대방의 손등이나 어깨를 두드리고, 쓰다듬는다. 영국 바디랭귀지 전문가 달렌 스탠튼은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에 대해 “자신의 권력과 우월함, 주도권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당시 악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려 19초 동안이나 아베 총리의 손을 흔들고 당기고 마치 상사처럼 툭툭 두들기며 놓아주지 않았다. 간신히 악수를 마친 아베 총리의 진 빠진 표정은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만남에서도 악수를 나누며 손등을 토닥거리는 모습을 보여 영국 언론들로부터 ‘기이한 방식의 외교’라는 질타를 받았다. 취임 후 사이가 좋지 않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동에선 먼저 손을 내민 메르켈 총리를 외면하며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회동을 앞두고 지난 8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만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벌인 악수 대결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드물게 밀리는 장면도 연출됐다. 올해 40세인 젊은 마크롱 대통령이 손등에 자국이 남을 정도로 악력을 과시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반면 참고 사례가 많지 않은 김 위원장은 그간 무난한 악수 스타일을 보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두 차례 방중(訪中) 회동, 문재인 대통령과의 두 차례 판문점 회담 모두 반갑게 악수를 나눴으나 특이사항은 없었다. 다만 포옹 등은 없었던 북·중 정상회동과 달리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헤어질 때 힘차게 3차례 끌어안고 볼을 맞대는 포옹을 해 남북 관계 진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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