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김영철 핫라인 수시로 가동된 듯… 北美 외교라인 총출동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아침식사를 하며 이날 북한과의 실무협상 대책을 논의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폼페이오 트위터


‘세기의 담판’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과 북한의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물들이 싱가포르에 총출동했다. 그동안 회담이 성사되기까지 막후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인물들이 이번 회담에서는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높다.

가장 관심이 가는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복심으로 꼽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다. 두 사람은 12일 북·미 정상회담에도 배석할 가능성이 높을 정도로 회담의 막후 주역이자 정보수장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중앙정보국(CIA) 국장 시절부터 북핵 문제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교섭과 조율을 총괄해 왔다. 폼페이오 장관이 두 차례 방북했을 때 모두 김 부위원장이 카운터파트로 나섰다. 김 부위원장은 통일전선부장으로서 한국의 국가정보원, 미국의 CIA와 삼각채널을 가동하며 북·미 관계 전반을 총괄해 왔다.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에도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앞세운 양측 실무회담이 열린 만큼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이 따로 만날 가능성도 제기됐다. 사실상 정상회담이라는 것이 이미 모든 사항이 조율된 상태에서 정상들이 조인하는 형태라는 점을 고려할 때 두 사람은 싱가포르에서도 정상회담의 준비와 조율, 전략을 총지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종 실무회담이 여의치 않을 경우 두 사람의 핫라인은 싱가포르에서도 수시로 가동됐을 가능성이 높다.

양측의 2인자 외에도 싱가포르에 온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물들의 역할이 주목된다. 미국에선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 미라 리카르델 백악관 NSC 부보좌관, 매슈 포틴저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앨리슨 후커 NSC 한반도담당관, 앤드루 김 CIA 코리아임무센터장 등이 싱가포르 수행단에 동승했다.

볼턴 보좌관의 경우 백악관 내 ‘슈퍼 매파’로 한때 배제설이 제기됐다. 그는 앞서 리비아식 핵 폐기를 언급하면서 북한의 반발을 불렀다. 그가 싱가포르 수행단에 포함된 것은 북한에 대한 압박카드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가 여의치 않을 경우 그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회담 성사 과정에서 물밑 대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한국계 앤드루 김 CIA 코리아임무센터장은 싱가포르에서도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회담 조율에 나설 전망이다.

북한에서는 이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이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 대행,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이 싱가포르에 왔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으로 실세인 김 제1부부장은 싱가포르에서도 오빠를 밀착 수행하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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