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괌·하와이 미군기지 들러 귀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예정보다 빨리 귀국길에 올랐다. 곧바로 워싱턴DC 백악관으로 향하지 않고 괌과 하와이 미군기지를 경유했다.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에 왔을 때처럼 중국 항공기를 타고 출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미국으로 향했다. 그는 이륙 직전 예정보다 일찍 귀국하는 이유에 대해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를 떠난 뒤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와 하와이의 진주만 히컴 합동기지를 차례로 들러 자국 장병들을 격려했다. 백악관에는 13일 오전 도착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아시아 순방에 앞서 진주만의 애리조나호(진주만 공습 때 침몰한 미 전함) 기념관 등을 방문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김 위원장이 회담 종료 시점을 미리 확정함에 따라 당초 하루 더 머물 생각이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 일정을 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귀국 일정이 당겨지면서 여유가 생겨 괌과 하와이를 경유한 것으로 보인다. 또 괌과 하와이 기지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군 전력의 핵심 근거지이자 북한 탄도미사일이 직접 닿을 수 있는 곳이어서 후속 협상을 겨냥해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괌에는 3시간이면 한반도에 도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배치돼 있고, 하와이에는 미군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 본부가 있다. 아울러 북한과의 합의로 괌과 하와이가 좀 더 안전해지게 됐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차원도 있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늦은 시각에 중국 측이 제공한 항공기를 타고 싱가포르를 떠났다. 중국국제항공 CA62편과 CA63편이 이날 낮 30분의 시차를 두고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차례로 이륙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중국 정부는 리커창 총리 등이 이용하는 자국 고위급 전용기인 보잉 747-4J6기 2대를 빌려줬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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