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에서의 ‘통쾌한 반란’을 꿈꾸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2일 오후 10시(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풀코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신태용호는 공항에서 자동차로 약 40분 거리인 뉴페테르호프 호텔로 이동했다.
신태용호는 인근에 전용구장 시설이 갖춰진 이 호텔을 베이스캠프로 두고 18일 스웨덴전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선수들이 쓰는 호텔 2개동에는 암막 커튼이 설치됐다. 야간에도 대낮처럼 밝은 백야(白夜) 현상에 대비, 선수들의 숙면을 도우려는 조치다.
신태용 감독은 오스트리아 레오강을 떠나기 직전 전지훈련 결산 기자회견을 갖고 “평가전에서는 승리하지 못했지만 스웨덴전 대비 훈련은 상당히 만족한다”며 “1주일 뒤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게끔 힘을 실어 달라”고 말했다. 한국은 11일 세네갈과의 비공개 경기에서 0대 2로 패하며 4차례 평가전을 1승1무2패로 마무리했다.
신태용호는 마지막 경기까지 최선의 전력·전술로 임하지는 않았다. 황희찬과 문선민, 박주호가 부상 방지 차원에서 빠졌다. 신 감독은 “세네갈전에서도 세트피스는 할 수 없었다”고 했다. 비공개 경기 속에서도 전술 노출을 우려한 것인데, 실제로 경기의 주요 장면들이 해외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실시간으로 소개됐다.
유난히 준비 과정이 길고 ‘정보전’을 강조한다는 지적에 대해 신 감독은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 봐 달라”고 말했다. 그는 “스웨덴 한 팀과 경기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결과를 가져와도 멕시코, 독일이 남아 있다”며 다양한 상황을 구상 중이라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이 선수가 몇 분을 뛰고, 어떤 상황에서 어려워하는지 내 머리에 들어 있어야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오스트리아에서의 사전훈련 성과를 90점으로 평가했다. 체력 강화 훈련이 선수들의 몸을 무겁게 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우리 팀의 체력을 모르면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우리를 흔들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스웨덴을 잡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며 “믿고 좀 더 응원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