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월드컵 개최국들은 대부분 대회 조별리그를 넘어 16강 이상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강세를 보여 왔다. 14일(한국시간) 개막하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개최국 강세가 이어질 것인지 관심을 끈다.
총 20차례 열린 월드컵에서 개최국이 16강에 오르지 못한 경우는 단 한 번 있었다. 2010 월드컵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개최국 사상 처음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당시 남아공은 A조에서 프랑스, 우루과이, 멕시코와 겨뤄 1승1무1패를 거뒀지만 16강행에 실패했다.
월드컵을 개최한 축구 약소국들도 홈 관중의 성원 등으로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했다. 한국과 일본은 2002 한·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각각 2승1무를 거둬 사상 첫 16강 진출에 동반 성공했다. 1994 미국월드컵 때도 축구 종목에서 존재감이 약했던 미국의 16강 진출에 대해 축구계에서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루마니아, 스위스, 콜롬비아와 대결해 1승1무1패를 거두며 조 3위(당시는 3위중 상위 4팀이 16강 진출)로 가까스로 16강 토너먼트에 올라갔다.
이번 월드컵 개최국인 러시아는 지난 7일 발표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70위로 본선에 참가한 32개국 중 최하위다. 사실상 최약체인 셈이다. 러시아는 우루과이(14위) 이집트(45위) 사우디아라비아(67위)와 함께 A조에 속해 있다. 통산 11번째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러시아는 홈 이점을 살려 16강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다만 러시아의 월드컵 직전 A매치 성적은 썩 좋지 않다.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이란을 시작으로 아르헨티나, 스페인, 브라질, 프랑스, 오스트리아, 터키 등과 차례로 맞붙어 3무4패를 기록했다. 8개월이 넘도록 승리하지 못했다.
월드컵 본선 성적도 지지부진한 편이다. 구소련 시절 1966 잉글랜드월드컵 4강, 1982 스페인월드컵 8강의 성적을 썼으나, 이후 단 한 번도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러시아 팬들 사이에 제2의 남아공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드는 이유다. 러시아는 15일 0시 사우디아라비아와 개막전을 치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