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북·미, 동시적·단계적 비핵화에 동의” 만족감

사진=AP뉴시스


북·미 정상이 모두 ‘동시적·단계적 비핵화’에 동의했다고 북한이 관영 매체들을 통해 선언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사이에 선의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북측이 도발로 간주하는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하며 북한에 대한 안전담보를 제공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관계 개선이 진척되는 데 따라 대북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의향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 측이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한 신뢰 구축 조치를 취해 나간다면 우리도 그에 상응하게 계속 다음 단계의 추가적인 선의의 조치들을 취해 나갈 수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이룩해 나가는 과정에서 단계별, 동시행동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미국의 실질적인 체제 안전 보장 조치에 맞춰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에 들어갈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의미하는 동시적·단계적 비핵화는 북한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방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북·미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쌓아가며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미국은 북한의 선제적 비핵화를 주장하며 동시적·단계적 비핵화엔 부정적이었다.

12일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행동보다 동시적인 조치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북한의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를 밝힌 것도 양 정상의 동시적·단계적 비핵화 합의의 결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에 따른 향후 이행 과정은 동시적·단계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도 비핵화 과정이 단계적이고 동시적으로 갈 수밖에 없음을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합의 내용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고 자신들의 승리임을 선언한 것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의 북·미 간 후속회담에서 구체적 비핵화 로드맵이 만들어진다면 완전한 비핵화는 신속하게 이행될 것”이라며 “북한이 일부 핵탄두 해체 및 반출 같은 의미 있는 선제적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도 단계적으로 대북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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