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폐기하기로 약속했다는 미사일 엔진 시험장은 3곳으로 추정된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함경남도 신포 조선소 인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장, 평양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다.
이들 지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SLBM에 장착되는 로켓엔진 시험이 중점적으로 이뤄졌던 곳이다. 한·미가 집중 감시해온 이들 시설에서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해 3월 동창리 발사장에서 액체연료를 쓰는 신형 엔진 연소시험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이를 ‘3·18 혁명’으로 규정하고 개발을 주도한 과학자를 업어주는 등 격한 기쁨을 드러냈다. 북한은 두 달 뒤 이 엔진이 투입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 12형’을 시험발사했다. 북한이 동창리 시험장을 폐기한다면 ICBM 기술 완성이나 신형 엔진 개발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핵무기가 미 본토까지 날아드는 상황을 우려했던 미국으로선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신포 조선소 인근에선 주로 SLBM 시험발사가 이뤄졌다. 북한은 지난해 8월 신포 앞바다에서 ‘북극성 1형’을 쐈고, 곧이어 미사일 엔진 지상 분사시험도 실시했다.
평양 미사일 종합 연구단지는 각종 탄도미사일 기술개발과 엔진시험이 진행된 곳이다. 주로 실내에서 미사일 기술 개발이 이뤄지기 때문에 구체적임 움직임을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도 있지만 이곳은 2000년대 초까지 활용된 뒤 지금은 사용이 중단된 상태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