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에서도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캠핑이라면 산이나 계곡 등에서 커다란 텐트를 치고 야외활동을 즐겼던 오리지널 캠핑, 고급스러움을 더한 글램핑이 주류였다. 최근에는 집 근처 공원이나 옥상 베란다 등 도심 속 생활공간에서 가볍게 캠핑을 즐기는 ‘시티캠핑족’이 늘고 있다. 캠핑 스타일이 바뀌면서 캠핑 장비 마련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캠핑 요리는 가정간편식으로 대체되고 있다.
SK플래닛 김해룡 레저팀장은 “과거에는 커다란 거실형 텐트와 고가의 캠핑장비가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작고 가벼우면서도 실용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제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17일 말했다. 김 팀장은 “바쁜 일상으로 지친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기 위해 나만의 휴식공간을 갖는 ‘케렌시아’가 캠핑에도 번지면서 1인용 텐트가 뜨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인 디자이너 겸 건축가가 멕시코 여행 중 나무 위의 작은 새둥지를 보고 만들었다는 행잉 텐트인 ‘제이트렌드 카쿤 텐트’(51만6100원), 산 등 야외는 물론 거실, 베란다 등 원하는 곳 어느 곳에나 설치가 가능해 캠핑 기분을 낼 수 있는 그물형 침대인 ‘해먹’(1만9800∼6만4800원) 등이 인기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주말에 짧게라도 시간을 내 전문캠핑장을 찾아 소풍처럼 캠핑을 즐기는 캠프닉(Camping+Picnic)족이나 가족단위로 캠핑을 떠나는 이들도 고가의 복잡한 장비는 외면하는 추세다. 티몬의 캠핑용품 담당 장하라 MD는 “최근 나들이 형식으로 가볍게 캠핑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고가의 전문 제품보다 중저가 원터치텐트, 휴대와 설치가 간편한 팝업텐트 등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몬에서는 오토형으로 잡아 당겨서 설치하고 접었을 때 부피가 작은 ‘로티캠프 원터치 컴포트 텐트’(3인용 기준 4만7610원) 등의 반응이 뜨겁다. 쿠팡에선 설치하는 데 2초, 해체하는 데 10초밖에 걸리지 않는 ‘패스트캠프 베이직3 원터치텐트’(3∼4인용 기준 4만1000원대)가 뜨고 있다. 옥션에서는 0.4초면 설치해 바로 바비큐를 요리할 수 있는 ‘다닥 바비큐그릴’(6만5500원)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G마켓에서는 5초 만에 간단히 설치해 사용할 수 있는 ‘라이프가드 자동원터치 샤워텐트’(1만9900원) 등이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이외에 공기를 주입하면 소파 겸 침대로 쓸 수 있는 ‘에어베드’(9800원대), ‘유펠 해충 퇴치기’(3만9800원대) 등은 필수품으로 꼽히고 있다.
간편함을 추구하면서 캠핑지에서 먹거리 문화도 달라졌다. 가정간편식을 활용한 요리가 인기를 끌면서 식품 업계는 다양한 캠핑용 먹거리를 내놓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캠핑지에서 간편히 구워먹을 수 있는 ‘올반 우삼겹’과 ‘순살 닭다리 구이’를 출시했다. 호주청정우의 업진살을 2.5㎜로 얇게 썰어 특제 소스로 양념한 올반 우삼겹은 1∼2인용으로 소포장 돼 있다. 소금구이 맛과 매콤한 맛 등 2종으로 출시된 순살 닭다리구이는 춘천식 정통 숯불 닭갈비의 맛을 재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CJ제일제당도 캠핑족을 겨냥한 ‘백설 그릴후랑크’ 신제품 3종을 내놨다. 갈릭맛, 치즈맛, 할라피뇨맛 세 가지다. 삼진어묵에서는 용기를 그대로 불에 올려 끓여 먹을 수 있는 ‘캠핑 어묵탕’ 2종을 선보였다. 어묵과 탕소스, 건더기 스프가 함께 포장되어 있어 물과 함께 끓이기만 하면 완성된다. 사조대림은 프리미엄 소시지 ‘캠프&하우스(캠프앤하우스) 그릴비엔나 미니’를 출시했다. 60g 소포장 제품이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