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축구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58)가 한국 축구팬에게 인종차별 제스처를 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마라도나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D조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경기를 관전했다.
영국 BBC의 스포츠 기자 재퀴 오틀리는 자신의 트위터(사진)에 “마라도나는 ‘디에고’를 외치는 한국 팬들을 향해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곧이어 마라도나는 자신의 두 눈을 양손으로 찢는 동작을 취했다. 그 장면을 본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고 적었다. 두 눈을 찢는 동작은 아시아인을 비하할 때 쓰는 인종차별 행위로 규정된다.
오틀리의 동료인 시마 자스왈 기자도 트위터를 통해 “나도 오틀리 옆에 앉아서 마라도나의 행동을 봤다”며 “한국 팬들은 그의 모습을 촬영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좋아하고 있었는데, (눈찢기가) 그의 응답이었다. 아주 실망스럽다”고 썼다.
논란이 일자 마라도나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명 글을 남겼다. 마라도나는 “사람들은 월드컵에서 뉴스거리를 찾으려고 한다. 나는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지만 논란에 대해 명쾌하게 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멀리서 아르헨티나 티셔츠를 입고 우리를 촬영하는 아시아 소년을 보고 놀랐다. 그가 우리를 응원하는 것이 얼마나 멋지게 보였는지 말해주고 싶었을 뿐이다. 그게 전부”라고 말했다.
한편 마라도나는 이날 경기장에서 태연하게 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포착돼 비난을 받았다. 마라도나는 “솔직히 경기장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