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 16일자에 게재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생일을 맞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하 서한과 꽃바구니를 보냈다는 기사. 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활발한 친서 정치가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생일을 맞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5년 만에 축하 서한과 꽃바구니를 전했다. 최근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과의 새로운 관계 수립을 선언했지만 이번 친서를 통해 ‘혈맹’인 중국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고 밀월 관계를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1면에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이시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이신 시진핑 동지의 탄생일을 열렬히 축하하여 서한과 꽃바구니를 보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어 “김 동지께서는 시 동지와의 연이은 뜻깊은 상봉이 특별한 동지적 우의와 신뢰를 두터이 하고 전략적 선택인 북·중 친선을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보다 활력 있게 전진시켜나가는 데서 중요한 계기로 되었다고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또 “김 동지께서는 피로써 맺어진 북·중 친선을 더없이 소중히 여기고 정세변화와 그 어떤 도전에도 끄떡없이 줄기차게 강화·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 당과 인민의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생일 축하 서한을 보낸 건 2013년 이후 5년 만이다. 김 위원장 집권 후 한동안 냉각기를 가졌던 북·중 관계가 최근 회복된 것과 관련 있어 보인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지난 3월과 지난달에 잇따라 정상회담을 가졌다.

김 위원장의 친서 정치는 러시아와 미국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날 노동신문에 따르면 방러 중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지난 14일 김 위원장의 친서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이달 초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의지가 담긴 김 위원장의 친서를 본 후 만족해하며 6·12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7일 “친서엔 특별한 내용은 없지만 누가, 어떤 시기에 전달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며 “북한에서 발표를 하지 않겠지만 시 주석에게 전달된 친서도 고위급 특사를 보내 직접 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도 잘 관리해야 하는 북한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활용해 상징적인 제스처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