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올림픽을 제패했던 멕시코의 ‘황금세대’가 18일(한국시간) ‘세계 최강’ 독일을 무너뜨리는 이변을 연출하면서 F조가 ‘죽음의 조’로 돌변했다. 스웨덴 ‘올인’ 전략을 폈던 한국은 경기에서 패하면서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멕시코는 자신의 진영에서 볼을 빼앗아 바로 공격진에 연결하는 ‘카운터어택’ 공격으로 독일에 맞섰다. 특히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웨스트햄)-이르빙 로사노(PSV)-미겔 라윤(세비아)-카를로스 벨라(로스앤젤레스)로 구성된 공격진은 간결한 드리블과 역습으로 독일 수비의 뒷 공간을 적극 공략했다. 전반 35분 로사노의 결승골로 승리를 챙겼지만, 공격진의 빠른 상황판단과 유기적 패스가 더해졌다면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뛰어난 역습 공격을 선보였다. 독일은 멕시코가 카운터어택 전략을 택할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봉쇄하는데 실패했다.
전방 압박도 인상적이었다. 멕시코 공격진은 독일 진영에서부터 적극적인 압박 플레이로 상대의 실수를 유발했다.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은 경기 뒤 가진 인터뷰에서 “중원에서 너무 쉽게 공을 빼앗겼고, 공간을 많이 내줬다”며 자책했다.
스웨덴에 패한 한국은 조별리그 F조에서 가시밭길을 걷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멕시코와 독일이 스웨덴보다 강팀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2차전에 독일을 제압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멕시코를 만나는 것도 한국 입장에선 부담이다. 전술 예측도 쉽지 않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멕시코가 독일과 벌였던 1경기를 두고 멕시코를 분석할 수는 없다. 멕시코는 ‘팔색조’와 같은 팀”이라고 진단했다. 독일을 상대할 때와 전혀 다른 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멕시코는 북중미 지역예선에서 평균 60%의 볼 점유율을 유지하는 축구를 구사했지만 독일(40%)전에서는 과감하게 점유율 축구를 버리고 역습 축구를 펼쳤다. 한국과의 경기에서는 뛰어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공격축구를 전개할 가능성도 크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멕시코는 전방 압박을 통해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압박을 어떻게 뚫고, 얇아진 수비라인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은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초반 주도권을 장악하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는 월드컵 전 열린 크로아티아, 덴마크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강한 전방 압박에 고전하다 무기력하게 패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