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너무 많이 하면 건강에 해롭다”는 부모들의 잔소리가 과학적 근거를 얻게 될 전망이다. 앞으로는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8일(현지시간) 게임 중독을 ‘게임 장애(gaming disorder)’라는 새로운 정신질환으로 분류해 국제질병분류 제11차 개정판(ICD-11)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ICD가 개정된 것은 28년 만이다.
WHO는 게임 장애에 대해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을 통해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게임을 하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셰크하르 삭세나 WHO 정신건강 및 약물남용 국장은 콘퍼런스콜에서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 게임 장애를 질병으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받아들였다”며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치료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밝혔다. 개정판은 내년 5월 WHO 총회에서 회원국 간 논의를 거쳐 확정되며 2022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WHO는 당초 올해 총회에서 게임 중독을 정신질환으로 분류하고 질병 코드를 부여한 ICD 개정판을 논의하려 했으나 이를 정신질환으로 보는 게 타당한지 논란이 많아 상정을 유예했다. 이 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여전히 갈린다. 일부 심리 전문가들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할 경우 부모들 사이에 불필요한 걱정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WHO는 “정부와 가족, 의료 종사자들에게 이 질병에 대해 더 많은 경각심을 갖고 좀 더 주의 깊게 관찰하도록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왕립정신질환대학 헨리에타 보우덴 존스 박사는 “대부분 10대 또는 젊은이인 게임 중독자들은 자발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