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기억하는 한국 청년들에게 큰 존경을 표합니다.”
6·25전쟁 68주년을 앞두고 호주의 참전용사가 부산 부경대 학생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부경대가 20일 공개한 편지에서 호주 시드니의 참전용사 콜호프(88)씨는 “68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가 한국을 지켜주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하는 젊은 학생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콜호프씨가 말한 ‘젊은 학생들’은 부경대의 평화봉사단 유엔서포터즈 단원들이다. 2009년 설립된 이 봉사단은 해마다 6·25 참전용사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세계평화 수호를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사단은 지금까지 터키 태국 필리핀 등 6·25 지원 국가를 방문해 참전용사들을 찾아 보은 행사를 펼쳐 왔다.
지난 2월에는 시드니의 참전용사회를 방문해 감사편지를 낭독하고 ‘우리는 당신의 희생, 헌신과 용기에 감사드립니다. 당신은 우리 역사의 중요한 부분입니다’라고 새겨진 감사패도 전했다. 참전용사들은 부채와 하회탈 등 한국을 상징하는 선물도 함께 받았다.
콜호프씨는 편지에서 “학생들의 방문은 나에게 스무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영연방 사단에서 전쟁을 치렀던 기억들을 되살려주었다”며 “당시 나는 한국의 공기와 물을 마셨고 한국 땅에서 걷고 잠을 잤으며 임진강에서 목욕을 했으니 전쟁기간 나도 한국인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편지와 함께 보낸 감사패에 대해 “이 작은 감사패는 우리의 희생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감사를 우리가 항상 기억하고 있다는 징표”라고 설명하며 “한국 국민들이 영원히 평화를 누리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콜호프씨는 영국군과 캐나다군 뉴질랜드군 호주군 등이 포함된 영연방 사단에 배치돼 1951년 중공군의 공세에 맞선 가평전투 등에 참전했다. 당시 호주에서는 8407명이 참전해 346명이 전사했으며, 그중 281구의 유해가 부산 대연동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돼 있다.
유엔서포터즈 대표 장현창(25·경영학부4) 학생은 “활동을 시작한 이후 처음 받은 참전용사의 편지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해외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