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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2016!… 손흥민, 다혈질 로사노 잡아라

24일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는 각 팀의 주포인 손흥민과 이르빙 로사노의 발끝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이 조별리그 1차전 스웨덴전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대표팀 공개훈련을 하기에 앞서 벤치에 앉아 뭔가를 응시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로사노가 지난 18일 독일과의 1차전에서 골을 넣은 뒤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은 채 환호하는 모습. AP뉴시스


24일 한국과 멕시코가 맞붙는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에이스 대결’이다. 한국의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과 멕시코의 이르빙 로사노(23·에인트호벤). 이들의 발끝에 따라 경기의 고저장단이 바뀔 전망이다. 1차전에서 둘의 운명은 엇갈렸다. 손흥민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 주지 못했고, 한국은 스웨덴에 0대 1로 패했다. 반면 로사노는 결승골을 터뜨렸고, 멕시코는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1대 0으로 꺾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희비가 엇갈렸던 둘은 2년 만의 리턴매치에선 어떤 운명을 맞을까.

손흥민은 22일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그라운드 적응 훈련을 했다. 지면 끝장인 멕시코전을 목전에 둔 손흥민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비장했다. 손흥민은 1차전 때 4-3-3 전술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격했다. 하지만 수비 부담 때문에 90분 동안 슈팅을 한 개도 날리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의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투톱 전술로 멕시코를 상대할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의 투톱 파트너로는 스피드가 빠르고 돌파에 뛰어난 황희찬이 될 전망이다. ‘손·황’ 조합은 평가전이었던 온두라스전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온두라스전에서 결승골을 넣었고, 황희찬은 두 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상급 공격수다. 하지만 이번에도 대표팀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소속팀에서와 달리 대표팀에서 동료 선수들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혼자 해결해야 하는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황희찬의 역할이 중요하다. 황희찬이 멕시코 수비수들을 달고 다니면 손흥민의 공격력이 살아날 수 있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2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춰 멕시코를 1대 0으로 제압하고 조 1위로 8강에 오른 기분 좋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멕시코는 빠른 패스로 경기 주도권을 잡았지만 신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의 끈끈한 수비에 고전했고, 후반 32분 어렵게 만든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은 권창훈의 한 방에 무너졌다.

후반 6분 교체 투입된 멕시코의 골잡이 로사노는 이 경기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욱하는 성격을 못 이기고 후반 추가시간에 황희찬을 밀어 넘어뜨려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것이다.

그후 로사노는 많이 성장했다. 독일과의 1차전 전반 35분에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도움을 받아 결승골을 터뜨리며 멕시코의 국민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는 이번 시즌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에서 29경기에 나서 17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왼쪽 측면 공격수 로사노는 독일전에서 멕시코의 공격수들 중 가장 많은 22개의 패스를 받았다. 손흥민과 달리 동료들과 활발한 연계 플레이를 펼쳤다. 골 결정력도 뛰어나 독일전에서 날린 2개의 슈팅 중 1개가 골로 연결됐다.

로사노는 이번 경기에서 2년 전 패배에 대한 설욕을 벼르고 있다. 한국 수비수들은 후방이나 중원에서 로사노에게 연결되는 패스를 차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다혈질인 로사노는 한국 수비수들에게 봉쇄당한다면 거친 플레이로 2년 전과 같은 우를 범할 수 있다.

로스토프나도누=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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