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팀 스포츠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가 있더라도 동료가 도움을 주지 않으면 혼자서 해결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현대 축구에서는 ‘중원 싸움’을 중시한다. 허리 싸움에서 승리하면 팀의 기세를 올리는 것은 물론, 동료들과의 유기적 연계 플레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2일(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 크로아티아와 아르헨티나의 경기는 중원 주도권 장악의 중요성을 입증했다. 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크로아티아는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가 버티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3대 0으로 완파하고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특히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와 이반 라키티치(바르셀로나)의 활약이 빛났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가진 두 미드필더는 뛰어난 패스 능력과 넓은 시야, 개인기를 통한 탈압박 등으로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유린했다.
중원을 장악한 두 선수는 골까지 터트리며 사실상 경기를 지배했다. 모드리치는 1-0으로 앞선 후반 35분 아르헨티나 수비진을 제치고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라키티치는 후반 추가 시간에 쐐기골을 넣었다. 모드리치는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다. 유럽축구통계전문 후스코어드닷컴은 라키티치와 모드리치에게 각각 팀내 1, 2위인 9.2점, 8.9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프랑스도 이날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C조 2차전 페루와의 경기에서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은골로 캉테(첼시) 등이 중원에서 활약하며 1대 0 승리를 거뒀다.
특히 캉테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는 측면과 중원 등을 아우르는 폭넓은 활동량으로 경기장을 누볐다. 헌신적인 수비로 페루의 공격을 막아냈고 공격 전개에서도 탈압박에 이은 정확한 패스 플레이로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캉테에게 양팀 선수 중 최고 평점인 7.9점을 줬다.
포그바는 중원에서 창의적인 패스를 통해 공격진을 지원했다. 결승골의 시발점이 되는 패스도 그의 발에서 나왔다. 포그바는 전반 34분 상대방의 공을 뺏어 전방 스루패스를 연결했다. 올리비에 지루(첼시)가 이를 받아 슈팅을 날렸고 상대 수비수 발에 맞고 굴절된 공을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가 밀어 넣었다.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불리는 독일의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는 첫 경기인 멕시코 전에 패배했지만, 24일 열리는 F조 2차전 스웨덴과의 경기에 나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