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티테 감독은 코스타리카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E조 경기를 앞두고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회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우승후보로 꼽히던 브라질은 첫 경기에서 스위스와 1대 1로 비기며 첫발이 꼬여 있었다. 티테 감독은 “네이마르의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지만 투입한다. 우리로서는 승리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절박한 마음은 첫 승으로 연결됐다. 브라질은 22일(한국시간)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잇따라 터진 필리페 쿠티뉴(사진), 네이마르의 골에 힘입어 2대 0으로 승리했다. 승점 4점을 쌓은 브라질은 16강 진출 전망을 밝혔다. 반면 2패를 기록한 코스타리카는 탈락이 확정됐다.
69%의 점유율, 3배에 가까운 패스 숫자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은 후반 막판까지 코스타리카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코스타리카가 최종 수비 진영에 수비수 5명을 배치하는 극단적인 ‘파이브백’ 전술로 버텼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마르셀로가 왼쪽 측면을 휘저었지만 의미 있는 중앙 연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브라질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스피드가 좋은 더글라스 코스타를 기용하며 공격 속도를 높였다. 다소 침체된 분위기의 전반전과 달리 유효슈팅이 늘어났다. 후반 23분에는 미드필더 파울리뉴를 빼고 공격수 호베르투 피르미누를 투입하며 공세를 높였다.
두드리고 두드린 브라질은 결국 후반 추가시간 선제골을 터뜨렸다. 피르미누의 헤딩 패스를 쿠티뉴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경기 종료 1분 전에는 네이마르의 골도 터졌다.
브라질은 자칫하면 또다시 무승부를 기록할 뻔했다. 후반 32분 네이마르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볼을 경합하던 중 넘어져 페널티킥을 선언 받았다가 비디오판독(VAR)으로 번복됐다.
코스타리카의 ‘거미손’ 케일러 나바스는 엄청난 반응 속도로 7차례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비수들의 발이 무거워진 마지막 6분간 골문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 이번 대회 첫 득점을 기록한 네이마르는 마음의 부담을 덜어낸 듯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