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전의 페널티킥 참상 재연
기성용, 반칙성 태클에 공 뺏겨…주심 인정 안 해 두 번째 골 헌납
황희찬, 상대 실수로 얻은 골 찬스…손흥민에게 양보했다 허무하게 날려
오히려 1개 많았던 유효슈팅 숫자가 말해 주듯, 24일(한국시간) 한국의 멕시코전은 어쩌면 아이슬란드나 러시아가 보여준 것처럼 이번 대회의 ‘언더독의 반란’이 될 뻔한 경기였다. 멕시코의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도 “한국은 경쟁력이 있는 팀이고 열심히 잘 뛰었다”고 평했다. 다만 고비마다 나온 아쉬운 장면 몇 개가 1대 2의 패배를 낳았다.
한국은 스웨덴전에 이어 또다시 페널티킥에 울었다. 멕시코의 주장 안드레스 과르다도는 전반 26분 한국의 오른쪽 수비 진영을 파고들었다. 한국이 손흥민의 슈팅, 그에 따른 코너킥 찬스 등으로 한창 기세를 올렸던 터라 더욱 위협적인 역습 상황이었다. 크로스를 시도하는 과르다도에게 센터백 장현수가 몸을 날렸다.
중앙 연결을 끊으려는 필사적인 움직임이었지만 하필 장현수는 오른팔을 치켜든 자세였다. 볼은 장현수의 오른팔에 맞았고, 주심은 핸드볼 반칙을 판단해 주저 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선방쇼를 펼치던 골키퍼 조현우도 페널티킥을 막긴 어려웠다. 의욕적이지만 세밀하지 못했던 한 순간의 수비가 선제골을 허용하는 순간이었다.
후반 20분에는 주장 기성용이 중앙 진영에서 엑토르 에레라에게 볼을 빼앗겼다. 이때 에레라가 분명 기성용의 발목을 걷어차 넘어뜨렸지만 파울은 불리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이 잠시 주심을 바라본 반면 멕시코는 한국 진영으로 빠르게 달려 나갔다. 이르빙 로사노가 드리블을 시작할 때 이재성이 몸을 날렸지만 파울을 불사한 백태클마저 닿지 않았다.
멕시코는 수적 우위를 살려 골문까지 볼을 잘 운반했고 결국 2번째 골을 얻었다. 휘슬과 관계없이 플레이해야 했지만, 한국으로서는 주심의 판단이 아쉽기도 했다. ‘스카이스포츠’ 등 다수의 매체는 “에레라가 기성용에게 가한 태클은 분명 반칙이었다”고 보도했다. ‘포더윈’의 경우 “논란의 여지가 있는 치차리토의 골이 멕시코에 승리를 줬다”고도 했다.
후반 30분에는 한국에 천금의 기회가 왔다. 수비수 라파엘 마르케스가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에게 무심코 건넨 백패스를 황희찬이 달려들어 가로챈 것이다. 사실상 오초아와 일대일로 맞서는 찬스였지만, 황희찬은 슈팅 대신 뒤꿈치 패스를 선택했다. 쇄도하는 손흥민에게 마무리 기회를 내준 것이다.
다만 이 패스는 다소 강하게 굴러갔고 어시스트가 되지 못했다. 황희찬은 경기 뒤 “상대가 실수했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서도 “골키퍼를 제칠 수도 있었지만 흥민이 형에게 더 완벽한 찬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