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멕시코 전을 관람하고 2030년 월드컵의 남북 공동개최 의사를 재차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멕시코에 패한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을 위로한 뒤 2박4일간의 러시아 국빈방문을 마치고 24일 오전 11시40분쯤 귀국했다.
문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에 위치한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한국-멕시코 경기 때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만나 “회장님을 처음 만나 월드컵 남북 공동 개최를 말했는데 그게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청와대에서 인판티노 회장을 만나 2030년 월드컵의 남북 공동개최 의사를 밝혔다.
인판티노 회장은 “대통령이 남북 공동 개최를 말한 게 불과 1년 전이다. 그때만 해도 실감나지 않았는데 그 사이에 많은 일이 일어났다”며 “(문 대통령이) 아주 많은 일을 해냈다”고 화답했다. 이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나란히 한국 축구대표팀을 상징하는 붉은색 머플러를 목에 두르고 경기를 관람했다. 한국 대통령의 원정 월드컵 응원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 대표팀이 1대 2로 멕시코에 패하자 선수 라커룸으로 이동해 선수들과 신태용 감독 등 코치진을 일일이 격려했다. 특히 만회골을 넣으며 활약했지만 계속 울먹이던 손흥민 선수를 다독이며 위로했다.
청와대는 경기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한국과 멕시코전은 뜨거운 90분이었다. 문 대통령도 한국에서 새벽까지 열띤 응원을 보낸 국민과 한마음으로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응원했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달려준 대한민국 선수들과 코치진 모두 고맙다”고 남겼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전 모스크바 시내에 위치한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을 방문해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대성당 방명록에 “한반도와 대한민국에 평화를 주소서”라고 함께 적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한·러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과 관련한 러시아의 지지를 얻었다”며 “향후 북한이 참여할 수 있는 남·북·러 3각 사업의 물꼬를 트게 됐다”고 평가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