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슬렁어슬렁 뛴다는 팬들의 비난 여론 때문일까. 한국 축구 대표팀이 러시아월드컵에서 지나치게 거친 플레이로 파울 기록을 세우고 있다.
한국은 24일(한국시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멕시코와의 2차전 경기에서 24개의 반칙을 했다. 이는 이날 현재 경기당 한 팀이 범한 최다 파울 수다. 상대팀인 멕시코는 7개에 그쳤다. 지난 2경기 간 누적된 파울도 47개나 돼 참가국 중 가장 많다.
옐로카드도 적지 않다. 멕시코전에서 김영권 이용 이승우 정우영이, 스웨덴전에서는 김신욱 황희찬이 옐로카드를 받아 총 6장이 누적됐다. 파나마(8장)에 이어 크로아티아, 세르비아와 함께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전력의 열세 속에서 상대를 압박하기 위한 필요악이었지만, 한국 선수들은 경기 흐름과 크게 상관없는 파울도 자주 범했다. 이승우는 후반 투입 8분 만에 공을 몰던 미겔 라윤의 발목을 걷어차며 카드를 받았다. 정우영도 후반 34분 드리블을 하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목을 가격해 주심이 카드를 꺼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이승우나 정우영은 월드컵이 처음이다 보니 긴장해서 무리한 반칙을 한 것 같다”며 “정상적인 경기였다면 나오지 말아야 할 불필요한 파울”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거친 플레이에 멕시코는 발끈했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대표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평소에는 판정에 대해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오늘 우리는 24개의 파울을 당했다”며 “좋은 축구를 위해서 필요한 예방 조치를 취하기를 바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열정적으로 뛰는 것은 좋지만 세밀한 수비 전술을 통해 과도한 반칙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한국은 수비수 반칙으로 조별리그 2경기 연속 페널티킥으로 실점했다. 가정이긴 하지만 페널티 라인에서의 반칙이 없었다면 두 경기 모두 승점을 따낼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비디오판독(VAR)이 도입되며 페널티킥이 자주 선언되는 이번 월드컵의 경우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 김 해설위원은 “16강 진출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선수들은 파울에 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