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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만든 수첩 팔아 ‘우리나라 예쁜 섬’ 지하철 광고…중학생들의 풋풋한 독도 사랑법

도곡중학교 사회참여 동아리 ‘그로우’에서 활동하는 학생들이 동아리 기념촬영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학생들이 수익금을 모아 서울 지하철 분당선 선릉역에 게시한 ‘아름다운 우리 섬 독도’ 광고 모습. ‘그로우’ 제공, 신혜지 인턴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선릉역 스크린도어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광고가 실려 있다. ‘우리나라 예쁜 섬 독도’라는 문구와 8장의 아름다운 독도 사진이 곁들여진 이 광고는 서울 도곡중 1·2학년 학생 13명으로 꾸려진 사회참여 동아리 ‘그로우’의 작품이다.

‘그로우’ 대표를 맡고 있는 김민석(13)군은 25일 “‘독도사랑’ 광고는 우리 동아리가 오랜 시간 고민 끝에 기획했고, 독도 사진을 사용하기 위해 외교부에 직접 문의하기도 했다”며 “사회에 관심 많은 학생들이 모여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어 너무나도 즐겁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독도를 한·일 양국 간 분쟁지역으로 바라보는 것 대신 ‘아름다운 우리 섬’이라는 점을 환기시키고 싶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광고를 올리기로 계획했다. 지하철에 광고를 실으려면 광고비를 내야 하는데 고민 끝에 ‘광고비 모으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학교 주변 문방구에서 이면지를 받아와 직접 접고 엮어 수첩(사진)을 만들었다. 수첩에는 수익금을 어떻게 쓸지를 알리는 ‘독도사랑 스티커’를 붙여 완성했다. 그렇게 만든 손수첩을 팔기 위해 학교 안팎으로 열심히 뛰어다닌 결과 모인 돈은 총 50만원. 수익금이 좋은 취지로 사용된다는 말에 더 큰 금액을 선뜻 기부해주시는 분들도 많았다. 덕분에 광고를 낼 수 있을 만큼의 수익금이 모여 22일부터 한 달간 광고를 게재할 수 있게 됐다.

‘그로우’의 최병호 지도교사는 “아이들이 직접 연간 계획서를 만들어 동아리를 운영하는 만큼 주말에도 따로 시간을 내는 등 열성적으로 활동해 3개월도 안 돼 광고비를 성공적으로 모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로우’는 매 학기 사회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관련 키워드를 하나씩 뽑아 사용자제작콘텐츠(UCC) 등을 만들어 캠페인을 펼치는 동아리다. 이전에는 ‘헌법사랑’ ‘청소년 힐링캠프’ 등을 주제로 활동했고, 앞으로 ‘우리 마을 알아보기 프로젝트’ ‘학교폭력 근절 캠페인’ 등을 계획하고 있다.

김군은 “단순히 어른들로부터 보고 듣는 것에서 머무는 게 아니라 직접 사회에 참여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제 이름만 기사에 들어가면 다른 친구들이 서운해 할 것 같다”며 “김수민 김지수 김효인 문서연 박시은 안지호 최규은 최윤성(이상 2학년) 김수림 서민경 백낙희 정서진(이상 1학년) 친구들의 이름도 함께 넣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이 직접 만든 문구는 지하철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독도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광고에 실린 문구는 이렇다. “독도는 너무나도 예쁜 섬입니다. 물개 바위, 해저 동굴과 같은 다양한 돌섬들이 멋진 장관을 이루고 있고요. 수많은 희귀식물과 생물이 살고 있답니다. 철새가 이동하다가 잠시 쉬어가는 곳이라 섬 생물·지리학적으로도 중요한 곳입니다.…그렇게 예쁘고 아름답기에 더 소중한 우리의 땅 독도. 독도로 놀러 가 그 아름다움을 직접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신혜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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