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침대의 방사선 피폭 문제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빛, 양성자, 중성자, 전자 등의 입자가 높은 에너지를 가질 때 이를 방사선이라고 한다. 가시광선보다 수백만 배 높은 에너지의 빛인 감마선, 높은 에너지의 헬륨핵인 알파선, 높은 에너지의 전자인 베타선 등이 있다. 신체에 노출되면 유전자 변형을 가져와 발암, 유전자 돌연변이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방사선 피폭량은 신체 1㎏당 노출된 방사선 에너지의 총량으로 측정하는데, 단위는 밀리시버트(mSv)이다.
방사선 노출은 원자력발전소 사고나 라돈 침대와 같은 방사선 물질 주위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는 항상 방사선이 돌아다니고 있다. 이를 자연방사선이라고 한다. 과천국립과학관에 가보면 자연방사선을 관측하는 안개상자가 있다. 과포화 상태의 수증기가 채워져 있어 방사선이 지나갈 때 증기가 이온화되고 안개 궤적이 만들어져 방사선 흔적을 볼 수 있다. 수시로 지나가는 방사선 궤적을 볼 수 있는데, 주로 헬륨핵인 알파선과 전자인 베타선 궤적이 나타난다. 헬륨핵은 전자보다 수천 배 무거워 알파선 궤적은 두껍게, 베타선 궤적은 얇게 나타나 구분이 가능하다. 의외로 방사선이 많아 보이지만 인체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지표면에서의 자연방사선은 주로 방사선 물질이 포함된 화강암 같은 암석으로부터 발생한다. 지역별 지질 구조에 따라 다른데, 우리나라 경우 연간 3mSv 정도가 측정된다. X-ray를 한 번 찍을 때 피폭량이 0.6mSv이니 연간 다섯번 X-ray를 촬영하는 정도의 수준이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가 권장하는 연간 피폭량은 자연 방사선을 제외하고 1mSv 이하이다. 라돈 침대에서는 연간 기준 9mSv가 추가로 측정됐다. 음이온을 발생시킬 목적으로 사용하는 라돈으로부터 알파선과 베타선이 방출되기 때문이다. 권장량의 9배라고 하니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남영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