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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한국 덕에 16강 갔다”… 외교관 목말 태워

한병진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공사가 28일 멕시코 현지인들에게 둘러싸여 목말을 타고 있다. 트위터


멕시코에서 한국을 위한 한바탕 축제가 벌어졌다. 특히 현지에 머물고 있는 우리 외교관들과 기업 주재원들은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한국이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을 2대 0으로 격파하면서 멕시코가 16강 진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김상일 주멕시코 한국대사는 2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 경기가 끝나자 멕시코 외교부 차관이 직접 전화를 해 장관의 메시지라면서 ‘한국 선수들이 독일을 상대로 너무나 훌륭한 경기를 보여줬다. 덕분에 멕시코가 올라가게 돼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현지 TV, 라디오 등 수십 곳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멕시코 외교부 고위 당국자가 직접 전화를 걸어 사의를 표할 정도로 현지 분위기가 뜨겁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지인들은 멕시코 국기 가운데에 태극기나 독일전에서 골을 넣은 손흥민 선수의 얼굴을 새겨 넣고 환호하기도 한다고 김 대사는 전했다.

멕시코 현지 LG전자 공장에서 한국 주재원들과 함께 경기를 본 김 대사는 “근로자 대다수가 축구를 봤는데 스웨덴전에서 멕시코의 패색이 짙어지자 한국 경기를 시청하며 다같이 한국팀을 응원했다”며 “한국이 이겨 멕시코의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격하게 고마움을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멕시코에 16강 진출을 선물한 한국에 대한 고마움으로 현지 우리 대사관 직원들이나 기업 관계자들이 축하를 받는 장면도 전해졌다. 멕시코 현지인들에게 둘러싸여 목말을 타는 모습이 포착돼 세계적인 관심을 끈 한병진 주멕시코 한국대사관 공사는 “외교관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럴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목말을 타고 현지인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면서 그들에게 더욱 다가가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현지 기아차 공장도 근무시간을 조정해 직원들이 월드컵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경기 종료 후엔 공장으로 맥주가 ‘선물’로 배달됐고, 현지 마트나 항공사에선 한국인에게 할인 혜택을 주겠다는 제안까지 들어왔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멕시코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우리 대사관 앞과 기업 앞에 모여서 축제를 열고 한국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며 “대사관이나 기업들 앞으로 맥주를 비롯한 여러 물품을 보내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고 소개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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