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러시아 동방포럼서 김정은·트럼프 재회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만남은 이르면 오는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 한반도 주변 6자 정상이 모두 한자리에 모일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7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예방하고 미·러 정상회담 준비 등 현안을 논의했다. 볼턴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 예방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EEF 참석 여부에 대해 “답은 모르겠지만 가능하다”면서 “북한 비핵화를 논의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가 신속히 이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 간 2차 회동은 북한의 추가 비핵화 조치가 나오는지를 두고 보면서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EF는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2박3일간 열린다. 러시아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시 주석, 아베 총리 등 한반도 주변국 정상 모두를 초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들이 초청을 모두 수락한다면 남북은 물론 미·중·일·러 등 한반도 핵심 당사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그림이 만들어진다. 양자, 다자 정상회담도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유리 트루트녜프 러시아 부총리는 장관급 이상 관리를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이 EEF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루트녜프 부총리는 남·북·러 3자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러시아는 3자 회담을 열 준비가 돼 있다”면서 “당사자들의 희망에 따라 3자 회담을 열지 말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최근 러시아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EEF 참석 가능성을 암시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다코타주 유세에서 “(비핵화를) 서두르는 것은 칠면조 요리를 오븐에서 너무 빨리 꺼내는 것과 같다”면서 “이제 요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여러분들은 (요리에) 만족하겠지만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우리는 솔직히 북한과 전쟁 직전 상황에 있었다. 3000만명, 5000만명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만남이 성사됐던 것”이라고 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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