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평양을 고속도로로 연결하는 남북 도로 현대화 사업이 추진된다. 남북은 28일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경의선 도로 가운데 개성∼평양 간 고속도로 개보수 추진에 합의했다. 문산∼개성 간 고속도로 사업까지 진행되면 서울과 평양이 고속도로로 연결된다.
남북은 이날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도로협력 분과회담을 열고 개성∼평양 간 경의선 도로와 북측 고성∼원산 간 동해선 도로를 현대화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과 문산은 고속화도로(자유로)로 연결돼 있다. 이번 합의로 개성∼평양 고속도로가 개보수되고 2016년 중단된 문산∼개성 고속도로 사업이 재추진되면 서울에서 평양까지 고속도로로 내달릴 수 있게 된다. 문산∼개성 도로는 19㎞, 개성∼평양 고속도로는 171㎞ 정도다.
고성∼원산 동해선 도로는 국도를 현대화하기로 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은 “동해선은 자연경관이나 환경적 보전가치, 명승지 등을 감안해 국도로 운영하는 방향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남북은 설계와 시공을 공동 진행하고 착공식도 준비되는 대로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공동보도문을 통해 밝혔다.
다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여전히 계속되는 상황이어서 남북은 일단 공동 연구조사단부터 구성키로 했다. 현지 공동조사는 8월 초 경의선부터 시작하고, 이어 동해선에서 진행키로 했다. 규모는 철도 공동조사단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철도의 경우 남북의 분야별 전문가 각각 6∼7명으로 구성한다. 도로의 공사 범위와 현대화 수준은 구조물, 안전시설물, 운영시설물 등의 국제기준에 맞춰 정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 경협을 대북제재의 틀 안에서 진행한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남북은 또 8월에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카누, 조정, 여자 농구 3개 종목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남북 체육 관계자들은 이날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와의 4자 회의에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남북은 아시안게임 개·폐회식에서 ‘코리아(KOREA)’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고 깃발은 독도를 표기한 한반도기, 노래는 아리랑을 쓰기로 했다. OCA는 또 남북이 아시안게임 개막식 때 각각 100명의 선수단을 구성해 200명이 공동 입장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 취재를 다녀온 남측 기자들은 북측에 1인당 1146달러(약 128만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산 호텔 숙박비가 1인당 1박에 185달러, 원산∼베이징 고려항공 여객기 편도 요금이 1인당 397달러였다. 원산∼풍계리 열차 요금과 인터넷 이용료, 휴대전화 이용료는 1인당 각각 75달러, 64.5달러, 100달러였다.
최승욱 기자, 세종=서윤경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