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파란 우산 검정 우산 찢어진 우산 좁다란 학교 길에 우산 세 개가 이마를 마주대고 걸어갑니다.’ 어릴 적 부르던 동요입니다. 그때는 좀 찢어진 우산이어도 괜찮았지요. 모양 빠지는 ‘비료포대’만 아니면 됐었습니다.
우산(雨傘)은 우비(雨備)의 하나이지요. 뼈대인 살에 기름종이나 비닐, 헝겊 같은 걸 붙여 만듭니다. 우비는 입는 우의뿐 아니라 우산같이 비를 막는 장비를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洋傘(양산)은 서양식 헝겊우산이고, 陽傘(양산)은 햇볕을 가리기 위해 쓰는 우산같이 생긴 물건이지요. 일산(日傘)이라고도 합니다. 임금님 행차 때 시녀나 환관이 둥그런 햇빛가리개가 위에 달린 기다란 막대를 든 모습을 TV 같은 데서 본 적 있지요. 그게 日傘입니다.
傘. 영락없는 우산이지요. 살도 보이고 손잡이도 있고. 어린 애들에게 우산을 그려보라고 하면 이런 작품이 나올 것 같습니다. 傘은 ‘조직이나 세력의 관할 아래’를 이르는 傘下(산하, 산하기관 등), 공수부대원들이 펼치고 내려오는 落下傘(낙하산), 핵무기 없는 나라가 의존하는 핵무기 보유국의 핵전력을 비유하는 核雨傘(핵우산) 등에 들었습니다.
생면의 남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의인들을 봅니다. 장마철 우산처럼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서완식 어문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