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들이 떠난 자리에서 각국의 ‘축구 황제’들이 패권을 노린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사라졌지만 2018 러시아월드컵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아르헨티나와 포르투갈은 1일(한국시간)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전에서 각각 프랑스(3대 4)와 우루과이(1대 2)에 패해 탈락했다. 소속팀을 넘어 전 세계 축구를 대표하는 메시, 호날두의 마지막 모습은 쓸쓸한 편이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메시는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경기장을 나갔다. 호날두는 경기 종료 직전 심판에게 항의하다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날의 16강전은 메시, 호날두의 마지막 월드컵 경기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월드컵이 열리는 2022년이면 메시와 호날두는 30대 중반을 넘어선다. 만일 출전을 강행하더라도 전성기와 같은 활약을 기대하기 어려운 나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은 물론 무수한 트로피를 나눠 들던 둘이지만, 월드컵 우승컵만은 차지하지 못한 채 현역 생활을 끝낼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메시와 호날두뿐만 아니라 메수트 외질(독일),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폴란드) 등의 슈퍼스타들도 팀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다만 월드컵은 이들의 퇴장으로 흔들리지 않는다. 팬들을 설레게 할 각국의 영웅들은 많이 남아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빛나는 신성은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프랑스)다. 이제 겨우 19세인 음바페는 아르헨티나전에서 2골을 넣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역습 상황에서 엄청난 속도로 드리블 쇄도, 수비의 파울을 유도하며 선제골로 연결되는 페널티킥을 얻었다. 당시 그의 질주 속도는 시속 38㎞에 달했다. 스피드에 강점이 있는 손흥민이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최고 속도가 약 시속 32㎞였다.
‘인간계 최강’이라는 평가를 듣는 네이마르(브라질)도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코스타리카를 힘겹게 이긴 뒤 눈물을 흘리며 심기일전한 그는 지난 28일 세르비아전에서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줬다. 브라질은 2일 멕시코와 맞붙는다.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16강에 진출한 벨기에는 에이스 로멜로 루카쿠가 이끈다. 현재 4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경쟁을 펼치는 루카쿠는 계속해서 득점포를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루카쿠의 ‘대진운’이 좋기 때문이다. 벨기에는 16강 진출국 중 최약체로 손꼽히는 일본을 만나게 됐다.
호날두를 집으로 돌려보낸 우루과이는 악재를 맞았다. 포르투갈전에서 2골을 넣은 에딘손 카바니가 부상으로 출장이 불투명하다. 하지만 간판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가 건재하다. 5골로 현재 득점 1위에 올라있는 해리 케인(잉글랜드), 마무리 능력이 뛰어난 라다멜 팔카오(콜롬비아) 등도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