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맨과 와스프’ 상상 그 이상, 독창적 액션의 향연 [리뷰]

마블 스튜디오의 스무 번째 작품 ‘앤트맨과 와스프’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날개 달린 개미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이 남자. 파워풀함을 과시하는 기존의 마블 히어로들과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 아이러니하게도 더 작아질수록 더 강력해진다. 이번에는 믿음직한 파트너까지 가세했다. 이보다 더 반가울 수 없는 앤트맨의 귀환이다.

시리즈의 전편(2015)을 통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합류한 앤트맨(폴 러드)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하지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에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의아함을 자아냈다. 4일 개봉하는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사진)에서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시빌 워’에서 캡틴 아메리카의 편에 서서 싸웠다는 이유로 국가기관의 감시와 가택연금을 받은 스캇 랭(앤트맨의 평상시 이름)은 하나뿐인 딸을 보살피는 가장으로서의 삶과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살리는 히어로의 삶 사이에서 갈등한다. 하지만 행크 핌 박사(마이클 더글라스)의 프로젝트에 합류하면서 다시 앤트맨 수트를 입게 된다.

크기 조절 기술을 개발한 핌 박사는 ‘1대 와스프’였던 아내 재닛 반 다인(미셸 파이퍼)을 구하기 위해 양자 영역을 오갈 수 있는 신기술을 만든다. 양자 영역이란 원자보다 더 작은 입자의 세계. 그곳의 강력한 에너지를 노리는 집단이 나타나고, 핌 박사의 딸인 ‘2대 와스프’ 호프 반 다인(에반젤린 릴리)은 사수에 나선다. 물론 앤트맨이 함께한다.

이 영화의 액션은 여타 마블 영화들의 그것과 차별화된다. 주변 모든 사물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능력을 활용한 독창적 시퀀스들을 만들어낸다. 특히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언덕길에서 펼쳐지는 현란한 자동차 추격 장면이 압권이다.

양자 터널이 설치된 연구실 건물을 축소시켜 여행용 가방처럼 휴대하는 모습이나 거인같이 커진 앤트맨이 화물 트럭을 킥보드처럼 끌고 가는 장면에선 그 신선함에 절로 웃음이 터진다. 와스프의 날렵한 액션에서도 눈을 떼기 어렵다. 마블 여성 캐릭터 최초로 타이틀에 이름을 올린 그는 남성 히어로 못지않은 파워를 보여준다. 시원시원한 액션에 비해 전체적인 긴장감은 다소 떨어진다. 사물을 통과하는 능력을 지닌 악당 고스트(해나 존-케이먼)가 예상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이 영화의 주요 배경인 양자 영역은 내년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4’에서 핵심 장치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마블 팬들에게는 ‘필람(必覽) 무비’인 셈. 첨언하자면, 강력한 등장을 예고한 여성 히어로 캡틴 마블(브리 라슨)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한다. 118분. 12세가.

권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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