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무역전쟁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무역협정이나 안보동맹을 자본 논리로 접근하는 것도 문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미국이 무역전쟁의 전선을 확대할수록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이 벌이는 경제전쟁 중 가장 치열한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은 서로 상대방에게 브레이크를 잡을 것을 요구하면서 가속페달을 밟는 형국이다. 정면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모두 유명한 ‘스트롱맨’인데다 자존심이 걸려 있는 싸움이라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외신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경제전쟁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미·중 두 슈퍼파워 간 글로벌 패권경쟁 성격도 포함돼 화해나 휴전이 쉽지 않다고 5일 지적했다. 엄청난 규모의 시장과 인력을 지닌 중국이 미국의 글로벌 톱 자리를 탐내면서 무역전쟁은 피할 수 없는 싸움이 됐다는 것이다.
중국이 ‘IT(정보통신) 굴기’를 내세운 것도 미국의 신경을 건드렸다. 미국은 대중(對中) 무역적자를 빌미로 중국에 선전포고를 가했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3752억 달러(약 419조원)로 전체 무역적자 5660억 달러의 66.3%에 달했다. 미국의 무역전쟁 전선은 전 세계적이다. 보복관세 문제로 유럽연합(EU)와 으르렁대고 있고, 캐나다와도 치고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안보 문제도 자본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이미 한국과의 합의를 거의 완료했다”면서 “(개정 전 한·미 FTA) 그것은 끔찍한 합의였다”고 주장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방침에 대해서도 “우리는 ‘워게임’을 하지 않게 돼 많은 돈을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멕시코와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개정 협상도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며 유럽 정상들을 압박하고 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