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은 자연과 역사, 체험이 공존하는 청정여행지다. 영남알프스에서 트레킹과 야영을 즐기다 서생면 진하해수욕장으로 이동해 윈드서핑도 즐길 수 있다. 진하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전국적 인지도의 간절곶은 상징물인 우체통 외에도 최근 카페와 맛집 등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관광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울산은 지명에 뫼 산 자(山)가 들어갈 만큼 산과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다. 등산가들 사이에서 울산은 이미 산 좋기로 정평이 나 있는 지역이다. 대표적인 곳이 천혜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영남알프스’다.
밀양과 청도, 울주에 걸쳐있는 높이 1000m 이상 되는 7개의 산군(山群)을 일컬어 영남알프스라 하는데 신불산은 그 중에서 억새 평원으로 가장 유명하다. 신불산 능선을 따라 4㎞에 이르는 억새평원은 여름이면 익기 전의 싱그러운 억새풍경을 만날 수 있다. 먼 옛날 쌀이 나왔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는 가지산 정상 인근의 쌀바위는 웅장함을 주는 볼거리다.
가지산에선 우리나라 산들 중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사이사이 만날 수 있는 계곡과 폭포, 절들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신불산에는 배내골을 중심으로 2개의 자연휴양림이 조성돼 캠핑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하단지구를 거쳐 파래소 폭포까지 이어지는 원시림 가득한 계곡은 빼어난 비경을 자랑한다.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의 주변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모노레일도 지난 11일부터 운영되고 있다. 모노레일은 왕복 3.55㎞로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하단지구에서 출발해 파래소 폭포를 지나 상단지구까지 운행한다. 모노레일 상단지구 하차장에서 영남알프스의 명물 간월산 억새평원까지는 도보로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최단거리 산행코스라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남알프스 자락에 있는 작괘천도 명소 중 한곳이다. 작괘천은 해발 1068m의 간월산에서 흘러 등억리를 지나면서 작천정 앞을 흐르는 시내다. 사시사철 거울처럼 맑은 물이 흐른다.
또 고려의 충신 포은 정몽주의 글 읽던 자리인 작천정은 언양 지역의 3·1운동 중심지로서 역사성을 간직하고 있는 명소이기도 하다.
오랜 세월 물살에 닳아 이뤄진 크고 작은 바위 구덩이는 자수정이 패여 나간 옥구덩이다. 특히 작괘천의 바위면은 형석이 많이 배겨 있어 달밤이면 반딧불이 불빛처럼 빛을 반사해 장관을 이룬다.
울주군 상북면 등억리에 위치한 작괘천 별빛야영장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울산의 인기 캠핑지다. 별빛야영장은 영남알프스의 한 자락인 신불산을 배경으로 하고 작괘천을 앞에 두고 있어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해가 지면 별빛이 수를 놓는 영남알프스의 아름다운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이곳에서 야영하면 작괘천의 시냇물과 간월산 트레킹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주변에는 작괘천을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수변산책로와 등억온천, 자수정 동굴 등이 위치하고 있다. 영남알프스에서 불과 3㎞ 거리에 위치한 언양읍의 불고기는 울산의 대표음식이다. 국물이 자작한 다른 지역의 불고기와는 달리 언양불고기는 고기를 얇게 썰어 갖은 양념을 한 후 납작하게 해서 숯불에 바싹 구워 내는 게 특징이다. 언양에는 도축장이 많아 예전부터 고기 요리가 유명했는데 1960년대 고속도로 건설 당시 파견된 근로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울주군은 문화와 역사의 고장으로도 이름 높다. 대표적인 역사 유적으로는 최고의 고고학적 가치를 지닌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언양읍)와 천전리 각석(국보 147호·두동면)이 있다. 선사시대 암각화인 반구대 암각화는 세계 최초의 고래잡이 유적으로도 유명하다. 반구대 암각화는 병풍 같은 바위 면에 동물의 형상과 사냥하는 모습 등 생활상이 그려져 있어 선사시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선사시대 풍속화’다. 반구대 암각화 주변에 있는 또 하나의 볼거리는 공룡발자국 화석이다. 약 1억 년 전에 살았던 공룡들의 발자국으로 그 모양을 통해 공룡들이 이 지역을 평화롭게 배회했음을 알 수 있다.
울주 청정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1㎞에 달하는 모래밭이 40m 너비로 펼쳐져 있는 진하해수욕장이다. 넓은 바다와 등대, 드라마 하우스 등으로 익히 알려진 간절곶도 빼놓을 수 없다. 진하해수욕장은 모래가 곱고 흰데다 물빛이 파래 해변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백사장 뒤편에는 소나무숲이 짙은 그늘을 드리워 시원한 휴식처를 제공한다. 이곳에선 해마다 여름철이면 국제 비치발리볼과 요트대회가 열려 국내 최고의 해양레포츠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뜻의 간절곶은 우리나라 육지 중에서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정동진, 호미곶과 함께 동해안 최고의 일출지로 꼽힌다.
간절곶에는 그 이름과 걸맞은 소망 우체통이 있다. 1970년대에 사용되던 우체통을 본떠 2006년에 제작된 것으로 간절곶의 상징물이다. 높이가 5m나 되는데 사람이 직접 우체통 안으로 들어가 편지나 엽서를 써 보낼 수 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