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65·사진)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이 멕시코 해군이 미국 정부로부터 구입하기로 했던 록히드마틴 MH-60R 헬기 8대의 구입을 취소하겠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오브라도르는 소속 정당인 국가재건운동(MORENA) 회의에서 “우리는 이 정도의 지출을 감당할 수 없다. 헬기 구매를 취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브라도르는 선거 기간 내내 정부 예산 낭비를 줄이고 복지 예산을 늘리겠다고 공약해 왔다.
오브라도르는 대선 과정에서 마약 카르텔에 대적하기 위해 헬기를 구입하겠다는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 멕시코 대통령 주장을 비판해 왔다.
오브라도르는 대선에서 “우리는 전쟁과 무기경쟁을 원하지 않는다. 그저 정의와 정의로부터 오는 평화만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4월 헬기 판매를 승인하면서 “멕시코군의 안전에 크게 기여하고 멕시코가 범죄조직과 전쟁을 벌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브라도르는 12월 1일 멕시코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다. 그는 지난 1일 실시된 대선에서 국가재건운동과 노동자당(PT) 등 좌파정당 연합 ‘함께 역사를 만들어 갑시다’ 연대 후보로 출마했다.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의 예비개표 결과 득표율 53%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브라도르는 경제적 불평등을 줄이겠다고 공언하며 포퓰리즘 정책을 내세워 ‘좌파 트럼프’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국경장벽, 이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을 둘러싸고 강하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날 발언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의 회동을 이틀 앞두고 나왔다.
이택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