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교통의 요지인 충남은 전국 어느 지역에서라도 접근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바다와 산, 섬과 계곡 등 방문할 곳도 많아 괴로운 피서전쟁을 피할 수 있는 선택지 역시 다양하다.
뻔한 관광지를 두고 망설여진다면 올여름은 충남의 섬, 혹은 계곡으로 떠나보는 것이 어떨까. 천혜의 자연환경과 각종 체험프로그램으로 오감을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삽시도는 안면도, 원산도에 이어 충남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다. 해안선을 따라 병풍처럼 펼쳐진 기암괴석과 너른 소나무 숲은 탄성이 나올 정도의 장관을 연출한다. 삽시도가 주목받는 이유는 태고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섬을 걷다 보면 태고의 약수가 나온다는 ‘물망터’, 조수에 따라 하루 두 차례 섬과 연결된다는 ‘면삽지’, 황금색 소나무인 ‘황금곰솔’을 만날 수 있다.
명물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깨끗한 백사장이 자랑인 거멀너머 해수욕장, 진너머 해수욕장, 삽시도 남쪽 끝머리에 위치한 밤섬 해수욕장은 피서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해수욕이 내키지 않는다면 해안선을 따라 만들어진 둘레길을 걸으며 섬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도 좋다.
태안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가의도 역시 좋은 선택이다. 가의도는 신진도항에서 30분 정도 가면 도착할 수 있다. 선착장 옆에 위치한 몽돌해변은 물이 깨끗해 작은 물고기들이 노는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가의도에서는 ‘독립문 바위’ 감상을 빼놓을 수 없다. 독립문 바위는 해안가 근처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는 바위로, 지역에서는 ‘마귀할멈 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다. 마귀할멈이 독립문 바위를 지나가다가 파도가 심하게 쳐 바지가 젖자, 홧김에 소변을 강하게 눠 바위가 뚫리며 지금의 모습이 됐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가의도 배편은 신진도항에서 출발한다. 물때와 기상에 따라 운행시간이 다른 만큼 배편은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논산시의 대둔산은 충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곳이다. 작은 금강산이라는 뜻으로 ‘소금강’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대둔산은 봄이면 철쭉을 감상할 수 있고 여름에는 피서지로, 가을과 겨울은 각각 단풍과 얼음축제로 유명하다. 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곳이다. 사방을 둘러싼 숲은 계곡물을 보다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나뭇가지 사이로 불어오는 찬바람 덕분에 여름은 인근 주민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로 붐빈다.
수락계곡은 단순히 계곡뿐만 아니라 등산코스로도 유명하다. 선녀폭포와 수락폭포, 비선폭포를 거쳐 마천대로 오르는 2시간 거리의 등산 코스는 등산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30∼40분 거리에 관촉사와 탑정호, 백제군사박물관 등 관광지도 많아 가족단위 관람객들에게도 좋은 선택지다.
청양군 칠갑산 인근 ‘까치내 계곡’은 계곡을 둘러싼 기암절벽, 울창한 산자락 덕분에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곳이다. ‘한국의 명수(明水) 100선’에도 선정될 정도로 맑은 물을 자랑하는 까치내 계곡은 수심이 얕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의 물놀이 장소로 적격이다. 근처에는 카라반과 자동차야영장, 잔디광장 등의 편의시설도 완벽하게 갖춰져 날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