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유(For you).”
왜 목숨을 걸어가며 영화를 찍느냐는 물음에 톰 크루즈(56)는 이렇게 대답했다. 맨손으로 비행기에 매달리거나 초고층 빌딩의 외벽을 타거나. 1996년부터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통해 23년째 불가능에 도전하고 있는 그는 이번에도 거뜬히 미션을 수행해냈다. 현재로서는 그에게 한계란 없어 보인다.
신작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하 ‘미션 임파서블6’) 홍보차 내한한 그는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오로지 관객 여러분을 즐겁게 하기 위해 스턴트 액션을 직접 소화한다”며 “내가 추구하는 건 현실감 있는 액션이다. 관객이 그 순간에 완전히 몰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션 임파서블6’에는 미국 첩보기구 IMF의 최고 요원 에단 헌트(톰 크루즈)가 테러 조직의 핵무기 소지를 막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중앙정보국 CIA가 파견한 상급 요원 어거스트 워커(헨리 카빌)가 미션에 합류하게 되면서 예기치 않은 사건들이 발생한다.
전편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에 이어 연출을 맡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은 “시리즈의 전작들을 뛰어넘으려 하기보다 이 프랜차이즈에 포함될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면서 “스케일보다 스토리와 액션에 초점을 맞췄다. 각 캐릭터들이 주어진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놀라운 건 끊임없이 진화한다는 점이다. 익숙한 포맷 안에서 매번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고야 만다. 그 동력은 톰 크루즈에게서 나온다. 냉철하면서도 인간적인 헌트 역에 완전히 녹아든 그는 극 흐름을 유려하게 이끌어 나간다.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에 있어서도 든든한 중심 역할을 해낸다.
스파이 액션 블록버스터의 대표 격인 작품인 만큼 짜릿한 액션에 방점이 찍힌다. 톰 크루즈는 언제나 그랬듯 모든 장면에서 온몸을 내던졌다. 오토바이나 헬리콥터를 운전하는 건 물론 3500m 상공에서 뛰어내리는 스카이다이빙까지 직접 소화했다. 건물 사이를 뛰어넘는 장면에서는 발목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톰 크루즈는 “촬영 중에 뼈가 부러진 적이 많다. 그럴 때면 솔직히 액션을 직접 하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다치면 촬영 스케줄에 차질을 빚게 되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럼에도 관객이 즐거워하는 영화를 만드는 게 좋다. 그래서 늘 혼신의 힘을 다한다. 평생 영화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렇다면 이 시리즈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톰 크루즈는 “포에버(Forever)”라는 표현을 썼다. 이 작품의 제작자이기도 한 그는 “영원히,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싶다. 계속 만들면 되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감독도 유쾌한 한마디를 곁들였다. “90대 노인이 된 톰 크루즈가 비행기에서 내던져지는 장면을 찍겠네요. 난 휠체어를 탄 채로요(웃음).”
톰 크루즈는 이번이 무려 아홉 번째 방한이다. 할리우드 배우들 가운데 단연 최고 기록이다. 그는 “한국 문화의 우아함과 우수함을 존경한다. 이번에는 동료들과 함께 오게 돼 더욱 기쁘다”면서 “긴장된 상태로 영화를 만들지만 이렇게 관객들께 선보이는 순간에는 매번 감격스럽다”고 했다.
두 번째로 내한한 벤지 역의 사이먼 페그는 “매번 환대해주셔서 영광이다. 팬들의 정성스러운 편지와 선물을 받고 감정이 벅차오르더라”고 감사해했다. ‘맨 오브 스틸’ 등의 작품에서 슈퍼맨 역으로 활약해 온 헨리 카빌은 처음 방한했다. 그는 “새로운 도시에 오게 돼 기쁘다. 남은 일정 동안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고 인사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