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권 수립 기념일인 9·9절을 앞두고 3년 만에 대사면을 단행했다. 내부 체제 결속을 다지면서 동시에 국제사회의 인권 개선 요구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일흔 돌을 맞으며 조국과 인민 앞에 죄를 짓고 유죄판결을 받은 자들에게 대사(사면)를 실시한다”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보도했다. 정권 수립 70주년을 계기로 단행된 이번 대사면은 다음 달 1일부터 실시된다. 사면의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권 이후 세 번째 대사면이다. 2012년 김일성 주석 생일 100돌 및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70돌을 맞아, 2015년에는 당 창건 70돌을 맞아 대사면을 시행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은 이렇게 정권 수립일이나 당 창건일, 김일성 주석 생일 등 주요 계기에 대사면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의 숭고한 인민중시, 인민존중, 인민사랑의 정치에 의하여 당과 인민대중의 혈연적 유대는 비상히 강화된다”고 대사면의 의미를 강조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향후 개방에 대비해 그동안의 공포정치에서 벗어나 민심을 챙기고 내부 체제 결속을 다지기 위해 대사면을 시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권 개선 요구를 단숨에 충족하기는 어렵겠지만 이번 사면을 통해 어느 정도 발맞춰가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