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네임은 한국 K리그에 없다. 2018 여름 이적 시즌을 맞아 각 팀의 취약한 포지션을 보완할 가성비 좋은 선수들이 속속 입단하고 있지만 일본 J리그와 중국 슈퍼리그 영입 명단에 비해 이름값은 크게 낮다. 구단의 투자 및 선수 명성의 차이가 리그 수준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울산 현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미드필더 믹스 디스커루드를 1년간 임대 영입했다고 18일 밝혔다. 미국 국가대표인 디스커루드는 A매치 38경기에서 6골을 득점했다. 올 초 맨시티로 이적한 후 바로 스웨덴 IFK 예테보리에 임대돼 뛰었다. FC 서울은 세르비아의 191㎝ 장신 공격수 보얀 마티치를 영입했다.
알찬 영입으로 볼 수 있지만 경쟁 리그로 눈을 돌리면 아쉬울 따름이다. J리그의 하반기는 볼거리가 풍성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페르난도 토레스(사간 도스)와 ‘패스마스터’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빗셀 고베)가 그라운드를 밟는다. 이니에스타의 데뷔전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앞서 독일 국가대표 출신 루카스 포돌스키는 지난해부터 빗셀 고베에서 뛰고 있다.
수 년 전부터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헐크, 오스카와 벨기에 국가대표 악셀 비첼 등을 영입한 슈퍼리그는 현재도 식탐을 멈추지 않는다. 장쑤 쑤닝은 최근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에데르(인터 밀란)를 영입했다.
스타들의 영입은 리그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입장권 수익료도 늘린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리그 가치를 높이는 첩경이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월드클래스 선수들은 화제성을 몰고 오기 때문에 리그의 수익과 마케팅, 경기력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결국 ‘돈’이 문제다. 중국은 정부가 나서서 슈퍼리그 발전에 힘 쏟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구단의 인프라 구축 등에 매년 수천억원씩 투자한다. J리그는 2016년 세계적 미디어 그룹 퍼폼과 10년간 2조원대 규모의 중계권 계약에 성공하며 막대한 재원을 확보했다. 또 모그룹의 지속적 투자도 J리그 인기에 한몫한다.
반면 K리그는 돈싸움에서 턱없이 뒤처질 뿐 아니라 오히려 기업의 투자가 줄어들었다. 신 교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투명성 확보와 선수 과다 몸값 지출 억제를 명분으로 선수 연봉을 공개하면서 구단들은 지출을 줄였고, 스타급 선수들은 해외 리그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맹의 통제 정책이 경기력과 마케팅, 브랜드 가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맞물려 K리그의 관중수가 갈수록 하락하면서 모그룹이 투자할만한 요인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K리그 관계자는 “구단들이 마케팅 및 행정능력을 발전시키기 보다 선수에만 과다 투자하는 문제가 있어 연봉공개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터넷 기반 중계 활성화와 K리그의 해외시장 진출 등 블루오션 공략을 통해 리그 자체의 파이를 키울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