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대상 중 최저가 대비 16배 비싼 끌레드뽀 보떼 ‘무스…’ 이름값 못해
뉴트로지나 ‘딥 클린…’
세정력·보습력·가격 경쟁력 뛰어나 자극 정도에서 가장 순한 라로슈포제 ‘에빠끌라…’와 공동 1위
3위 헤라 ‘화이트 프로그램…’
안색 개선력 뛰어난 데 반해 세정력 다소 떨어져 감점
가성비 좋은 식물나라 ‘제주탄산수…’ 보습력·자극 정도는 최하위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게 더 중요하다.’ 메이크업의 기본원칙 1조다. 피지분비가 많은 여름철에는 더욱 그렇다. 클렌징을 꼼꼼하게 하지 않으면 모공 속에 남아 있는 노폐물이 더운 기운과 만나 트러블을 일으키고, 모공 또한 커지게 된다. 한여름 피부 관리의 필수품인 딥 클렌징 폼, 어떤 브랜드 제품이 깨끗이 닦이면서도 보습력이 뛰어난지 국민 컨슈머리포트가 비교, 평가해봤다.
유통 경로별 베스트 제품 평가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딥 클렌징 폼을 상대 비교·평가하기 위해 유통경로별로 베스트셀러 제품을 알아봤다. 백화점과 헬스&뷰티 스토어(올리브영), 온라인마켓(SK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에서 지난 6월 1∼30일 기준 매출 베스트 제품(표 참조)을 추천받았다.
유통경로별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을 우선 골랐다. 백화점의 헤라 ‘화이트 프로그램 딥 클렌징 폼’(200㎖, 3만2000원), 올리브영의 식물나라 ‘제주 탄산수 딥 클렌징 폼’(300㎖, 1만2800원), 11번가의 뉴트로지나 ‘딥 클린 포밍 클렌저’(175g, 8700원)를 평가하기로 했다. 이어 베스트셀러 중 최고가인 끌레드뽀 보떼 ‘무스 네뜨와이앙뜨 아두씨쌍드’(110㎖, 7만5000원)를 추가했다. 이번 유통경로별 추천제품 중 최저가는 식물나라 ‘제주 탄산수 딥클렌징 폼’이었다. 그래서 올리브영과 11번가, 두 곳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라로슈포제 ‘에빠끌라 딥 클렌징 포밍 크림’(125㎖, 1만9000원)을 평가대상에 넣었다. 가격은 지난 3일 추천 유통경로별 판매가 기준이다.
세정력 안색 개선력 등 4개 항목 상대평가
딥 클렌징 폼 평가는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교수, 윤혜정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 저자(이상 가나다 순)가 맡았다.
제품의 브랜드가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5개 브랜드의 딥 클렌징 폼을 일회용 용기에 담아 지난 11일 평가자들에게 보냈다. 평가는 세정력, 자극 정도, 안색 개선력, 보습력 4개 항목을 기준으로 했다. 항목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1차 종합평가를 했다. 이어 제품 성분을 알려주고 이에 대해 평가한 다음 가격을 공개하고 최종평가를 실시했다. 모든 평가는 가장 좋은 제품에는 5점, 상대적으로 가장 떨어지는 제품에는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진행했다.
고가 글로벌 브랜드, 나쁜 성분 ‘망신’
비누로 시작한 미국 브랜드 뉴트로지나와 프랑스의 대표적인 약국화장품 브랜드 라로슈포제의 딥 클렌징 폼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최종평점은 5점 만점(이하 동일)에 4.2점.
뉴트로지나의 ‘딥 클린 포밍 클렌저’(49.7원=이하 ㎖당 가격)는 세정력(4.2점)에서 최고점을 받았으며, 보습력(3.7점)도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극 정도(3.2점), 안색 개선력(3.0점)도 평균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1차 종합평가(4.2점)에서 1위를 했다. 성분평가(3.6점)에서는 2위였다. 성분 구성이 복잡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선 호평을 받았으나 페녹시에탄올과 향료, o-사이멘-5올 등이 아쉬운 성분으로 지적받았다. 이번 평가 대상 중 두 번째로 가격이 저렴했던 뉴트로지나 딥 클렌징 폼은 최종평가에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김정숙 교수는 “세정력이 좋고, 보습력까지 우수해 사용 후에도 당기거나 건조하지 않고 피부가 촉촉하다”면서 “가격도 다른 제품에 비해 저렴해 부담이 없다”고 호평했다.
동점으로 1위에 오른 라로슈포제 ‘에빠끌라 딥 클렌징 포밍 크림’(152.0원)은 특히 좋은 성분으로 어필했다. 평가자들에게 최고점을 받아 5.0점 만점을 기록했다. 기능도 좋은 편이었다. 세정력(3.0점)은 평균 이상이었고, 자극 정도(4.2점)에선 가장 순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보습력(4.0)도 가장 뛰어난 제품으로 꼽혔다. 그러나 안색 개선력(2.8점)은 다소 처지는 편이었던 라로슈포제 딥 클렌징 폼은 1차 종합평가(3.8점)에서는 2위에 머물렀다. 가격은 비교적 높은 편이었으나 좋은 성분을 인정받아 최종평가에서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최윤정씨는 “매우 순해서 자극이 느껴지지 않았고 촉촉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세정력도 나쁘지 않았다”면서 “무엇보다 성분도 심플하고 좋아 민감한 피부, 트러블 피부에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3위는 헤라의 ‘화이트 프로그램 딥 클렌징 폼’(160.0원)이 차지했다. 최종평점은 2.9점. 세정력(2.3점)은 다소 처지는 편이었으나 자극 정도(3.0점)는 심하지 않았다. 보습력(3.0점)도 중간 이상 수준이었고, 안색 개선력(4.0점)은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았다. 1차 종합평가(2.5점)에서는 3위였다. 성분평가(3.0점)는 중간 수준이었다. 워시오프팩이나 머드팩 등에 들어가는 카올린 성분이 함유돼 각질 정돈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단 알레르기 유발 성분과 피이지 성분, 향료가 문제 성분으로 지적받았다. 다른 제품들은 성분이 외부에 표기돼 있어 소비자가 즉시 확인할 수 있으나, 이 제품은 상자 속에 설명서로 들어 있는 점이 불편했다. 최윤정씨는 “진한 메이크업, 워터프루프 메이크업에는 세정 효과가 많이 떨어지는 편이어서 아쉽다”면서 “진한 화장을 하지 않는 이들이라면 사용할만한 제품”이라고 평했다.
4위는 식물나라 ‘제주탄산수 딥클렌징 폼’(42.6원). 최종평점은 2.7점. 세정력(3.0점)과 안색 개선력(3.2점)은 평균 이상이었다. 그러나 자극 정도(1.8점)는 가장 심했고, 보습력(1.5점)은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 결과 1차 종합평가(2.0점)에서 최하위였다. 성분평가(2.4점)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성분이 복잡한 점도 호감을 받지 못했으며,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피이지 성분이 문제 성분으로 지적받았다. 이번 평가 대상 중 최저가였던 식물나라 딥 클렌징 폼은 가성비를 인정받아 최종평가에서 한 계단 올라섰다. 고진영 원장은 “세안 후에도 미끌거림이 남아 있어 거슬렸다”고 지적했다.
5위는 끌레드뽀 보떼 ‘무스 네뜨와이앙뜨 아두씨쌍드’(681.8원). 최종평점은 1.0점. 평가자 전원에게 최하점을 받았다. 일본 시세이도 그룹이 론칭한 초고가 럭셔리브랜드로 ‘일본의 샤넬’로 불리지만 이번 딥 클렌징 폼 평가에서는 이름값, 몸값을 해내지 못했다. 세정력(2.5점)도 뒤처지는 편이었고, 안색 개선력(2.0점)은 가장 떨어졌다. 자극 정도(2.8점)와 보습력(2.8점)도 중간 수준 이하로 평가됐다. 1차 종합평가(2.5점)에서는 3위를 했다. 그러나 성분평가(1.0점)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는 피이지 성분이 5가지 제품 중 가장 많이 함유돼 있는 데다 향료 함유량도 높은 편이었다. 방부제로 쓰인 페녹시에탄올도 좋지 않은 성분으로 꼽혔다. 이번 평가 대상 중 최고가로 ㎖ 당 가격이 최저가 제품보다 무려 16배나 비쌌다. 가성비가 가장 떨어졌던 끌레드뽀 보떼 딥 클레징 폼은 최종평가에서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윤혜정 원장은 “세정력이 다른 제품에 비해 부족하면서 가격은 가장 높다”면서 최저점을 주었다. 고진영 원장은 “세안 직후엔 유수분을 다 뺏긴 느낌이 들 정도로 뻣뻣했다”고 지적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