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의병장 후손’인 한국계 카자흐스탄 피겨 스타 데니스 텐(25·사진)이 19일(현지시간) 괴한의 칼에 찔려 사망했다.
카자흐스탄 현지 언론은 이날 “텐이 오후 3시쯤 수도인 알마티에서 괴한의 칼에 찔려 병원에 후송됐지만, 결국 과다출혈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아구르탄벡 무하메디울리 문화체육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텐이 자신의 승용차를 훔치던 도둑 2명과 난투극을 벌이다 칼에 찔렸다고 밝혔다.
텐은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의 김연아’ 같은 국민영웅이다. 특히 그가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에서 동메달을 딴 뒤 카자흐스탄에선 곳곳에 빙상경기장이 지어질 만큼 피겨 열기로 달아올랐다.
텐은 대한제국 시절 일제의 고종황제 강제퇴위와 군대 해산에 항거해 의병을 일으킨 민긍호의 외고손자다. 그의 성씨 텐은 한국의 정씨를 러시아어에서 쓰는 키릴 문자로 표기한 것이다.
텐은 그동안 자신이 한국계임을 밝히며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밝힌 바 있다. 또한 김연아와 친밀하게 지내며 한국의 아이스쇼에 참여하기도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