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만난 정의용… “북·미 간 빠른 협상 위해 논의”



정의용(사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두 달여 만에 미국을 방문해 북핵 문제를 논의한 뒤 귀국했다. 정부가 기존의 북·미 협상 중재자 역할에서 더 나아가 본격적으로 협상의 ‘성과’를 낼 것을 촉구하고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 실장은 지난 20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면담하고 22일 귀국했다. 정 실장은 종전선언 문제 등 북·미 간 협상에서 드러난 이견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은 귀국 후 “남북 관계 발전 노력과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선순환적으로, 빠른 속도로 추진될 수 있도록 유익한 협의를 했다”며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정착이 한·미 양국의 공동 목표라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면담은 우리 정부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앞서 19일 판문점 선언 이행 추진위원회 3차 회의를 열고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지난달 15일 2차 회의 이후 한 달여 만이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휴지기를 가졌던 정부가 공개 활동을 재개한 것은 북·미 협상의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어서다. 3차 회의 개최 이튿날인 20일 북한 노동신문도 “남조선 당국은 미국 상전의 눈치만 살피며 북·남 관계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한 아무런 실천적인 조치들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비판은 북·미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자 한국 정부의 개입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비판 보도 직전 서둘러 3차 회의를 열었고, 정 실장은 보도 당일 미국을 방문했다. 비공식 채널을 통해 북한의 기류를 전달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르면 다음 달 말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 설득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기 평양 방문은 현실적인 준비 문제로 어려운 상황에서 판문점 별도 회담, 다음 달 중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계기 회담이 거론된다. 9월 러시아 동방경제 포럼,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서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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