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메이저리거 최다 출루 경신… 현역 보토·푸홀스 기록도 뛰어 넘어
9회 말 출루 기록 등 극적 상황도… 52경기서 타율 0.337·홈런 13개
배니스터 감독 “믿기 어려운 위업” 추 “혼자 할 수 없는 일” 팀에 감사
두 달간 계속되던 ‘추추트레인’ 추신수(36·텍사스 레인저스)의 폭주가 멈췄다. 하지만 두 달여간 추신수가 남긴 바퀴자국은 깊다.
추신수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무출루를 기록했다. 이로써 추신수는 5월 1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부터 이어진 52경기 연속 출루행진을 마감했다.
이날 아쉬웠던 장면은 6회말 3번째 타석이었다. 심판이 직전까지 잡아주지 않던 바깥쪽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다. 결국 그 타석에서 추신수는 풀카운트 접전 끝 삼진으로 물러났다. 경기 중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 성향에 적응하는 능력을 갖춘 추신수에게는 아쉬운 장면이었다.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선행 주자가 아웃된 뒤 교체됐다.
기록은 중단됐지만 추신수는 MLB 출루역사의 많은 부분에 이름을 남겼다. 지난 5일 휴스턴전에서 44경기 연속 출루를 기록하며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의 종전 아시안 메이저리거 연속 출루 기록(43경기)을 경신했다. 14일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 전에서는 49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달성해 조이 보토(신시내티 레즈)와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의 현역 최다 출루 기록(48경기)도 넘겼다. 전설적인 강타자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003년 58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세운 이후 50경기 이상 연속 출루에 성공한 좌타자도 추신수가 처음이다. 제프 배니스터 텍사스 감독은 “위대한 선수가 이뤄낸 믿기 어려운 위업”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극적인 상황도 있었다. 지난 9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는 9회말 극적인 내야안타를 치며 47경기 연속 출루를 기록해 훌리오 프랑코의 텍사스 단일시즌 최장 연속출루 기록(46경기)을 갈아치웠다. 지난달 2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전에서도 9회말 2아웃에서 출루하는 등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출루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들어선다고 출루가 되는 것이 아니다. 숱하게 중단 위기에서 빠져나왔다는 건 정말 대단하다”며 “많은 위기와 강한 상대 투수들을 극복하고 이어간 놀라운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추신수의 활약은 단순한 출루로 그치지 않았다. 추신수는 기록이 이어지던 52경기에서 0.337의 고타율과 함께 13홈런을 쳤다. 이를 포함 올 시즌 추신수는 벌써 18개의 홈런을 기록해 자신의 단일시즌 통산 최다 홈런(2010 2015 2017년·22개)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추신수는 경기 뒤 “연속 출루는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팀에 감사를 전하며 “내일부터 다시 출루하겠다”고 다짐했다. 송 위원은 “부상만 없다면 MLB팀 어디서든 그 팀에 필요한 부분을 충족시키는 활약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