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손발을 맞춘 지 일주일도 안된 남북 탁구단일팀이 국제대회에서 27년 만에 우승했다.
탁구 혼합복식 단일팀 장우진-차효심(북한·여) 조는 지난 2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금융 2018 코리아오픈 결승전에서 중국의 왕추친-순잉샤(여) 조를 3대 1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일팀은 경기 초반 첫 세트를 5대 11로 내주며 밀렸지만 이후 3세트를 연속해 이기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차효심은 안정적인 서브를 선보였고 장우진은 강력한 드라이브로 경기를 리드했다.
남북이 국제탁구연맹(ITTF) 주관 대회에서 단일팀으로 함께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91년 일본 지바 세계선수권 여자단체전 이후 처음이다. 당시 현정화와 리분희(북한)가 한 조를 이뤄 중국을 꺾고 우승했다.
탁구단일팀은 남자복식 이상수-박신혁(북한)이 동메달을 확보하는 등 이번 대회에 출전한 총 4개 복식조 중 2개 조가 메달을 따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남과 북이 탁구로 합을 맞추는 모습은 앞으로도 종종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토마스 바이케르트 ITTF 회장은 22일 충무체육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부산세계선수권과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도 단일팀 구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장우진은 혼합복식에 이어 남자복식에서도 우승하며 코리아오픈의 빛나는 스타가 됐다. 장우진은 이날 임종훈과 함께 치른 남자복식 결승에서 호콴킷-웡춘팅(홍콩) 조를 상대로 3대 1로 가볍게 이기며 두 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남자단식에서도 결승에 오르는 등 장우진은 자신이 출전한 전 종목에서 최종전을 치르며 이름을 알렸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