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최고(最古) 골프대회인 제147회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에서 10년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렸지만 아깝게 실패했다. 우즈는 부상 복귀 후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려본 데 만족해야 했다.
우즈는 23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1·7402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디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71타를 기록, 최종합계 279타(5언더파)를 적어내며 6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선두에 4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 특유의 빨간 티셔츠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우즈는 9번홀까지 2개의 버디를 성공시키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10번홀을 마친 뒤에는 단독 선두였다. 우즈가 메이저 대회 중 선두 자리에 오른 것은 2011년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전반까지 공동 선두를 기록했던 이후 7년여 만의 경험이었다. 우즈가 자신의 15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것이란 예상도 커졌다.
하지만 우즈는 바로 이어진 11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했다. 티샷은 오른쪽 러프에 빠졌다. 어프로치샷은 왼쪽으로 크게 벗어나 경기를 촬영하던 관중의 휴대폰을 때렸다. 우즈는 해당 관중에게 직접 사인한 골프장갑을 건네며 사과한 뒤 다시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벙커를 넘기려는 샷은 그린 뒤로 흘렀다. 12번홀에서도 우즈는 보기를 기록하며 우승과 멀어졌다.
우즈는 마지막 18번홀에서 티샷하는 순간 한 관중이 소리를 지르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주변 관중은 퇴장당한 그 관중이 “팔레스타인에 해방을(Free Palestine)”이라고 외쳤다고 말했다. 대회 우승은 우즈에 3타 앞선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에게 돌아갔다.
우즈는 전성기와 달리 막판 집중력을 잃고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다만 부상을 극복하고 이만큼의 기량을 회복한 것이 놀랍다는 평가가 더 많다. USA투데이는 대회 뒤 “통산 메이저대회 14회 우승을 차지한 우즈가 잭 니클라우스(메이저대회 18회 우승)를 따라잡는 것은 더 이상 희망사항만은 아니다”고 보도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