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를 대표하는 노장 스타들의 행보가 엇갈렸다. ‘독일병정’ 덕 노비츠키(40)는 선수생활 전부를 함께한 소속팀과 재계약했다. 반면 ‘멜로’ 카멜로 앤서니(34)는 통산 5번째 소속팀을 찾게 됐다.
노비츠키는 24일(한국시간) 댈러스 매버릭스와 1년 5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이번 계약으로 노비츠키는 한 팀에서만 21시즌을 뛴 NBA 최초의 선수가 됐다.
노비츠키는 2000년대 댈러스의 역사 그 자체다. 노비츠키는 1998년 NBA에 데뷔해 2007년 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됐고 2011년에는 우승을 이뤄냈다. 213㎝의 큰 신장에서 나오는 정확한 슛은 NBA의 내로라하는 선수들도 막기 힘든 무기였다. 올스타 출장도 13회나 된다.
댈러스에서 노비츠키는 단순히 잘했던 선수가 아니었다. 노비츠키는 자진해서 연봉을 삭감하는 등 희생적인 자세를 보여줬다. 댈러스는 노비츠키의 희생을 악용하지 않았다. 댈러스는 2016년 당시 38살의 노비츠키에게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연봉(2년 5000만 달러)을 안겨주면서 팀 역사상 최고 선수에 대한 의리를 지켰다.
앤서니의 행보는 노비츠키와는 대조적이다. 앤서니는 같은 날 휴스턴 로키츠와 1년간 24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앤서니는 약 1년 만에 3번째로 팀을 옮기게 됐다. 2003년 NBA에 데뷔해 덴버 너기츠에서 뛴 앤서니는 2011년 뉴욕 닉스로 이적했다. 득점왕 타이틀(2014년)을 차지하는 등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이후 부상과 기량 저하 등으로 인해 입지가 약화됐다. 필 잭슨 뉴욕 사장과의 불화도 겹치면서 지난해 오클라호마시티(OKC) 선더로 트레이드됐다.
앤서니는 OKC에서 러셀 웨스트브룩, 폴 조지와 ‘빅3’를 형성했다. 하지만 앤서니의 활약은 실망스러웠다. 앤서니는 2017-2018 시즌 평균 16.2득점으로 선수 생활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시즌이 끝난 뒤 OKC는 그를 애틀랜타 호크스로 트레이드했다. 앤서니를 기용할 생각이 없었던 애틀랜타는 곧바로 그를 방출했다. 결국 휴스턴이 지난 1일 피닉스 선즈로 이적한 트레버 아리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앤서니를 데려오게 됐다.
휴스턴행은 앤서니에게도 중요하다. 앤서니는 아직 우승반지가 없다. 휴스턴은 직전 플레이오프에서 우승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벼랑 끝까지 몰았던 강력한 우승후보다. 아직 득점력이 살아있는 앤서니가 휴스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 선수 생활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