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예수-이창우] “우리 몸 하나하나의 세포 속엔 창조주의 말씀이 새겨져 있어요”

이창우 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선한목자병원에서 자신의 새 책 ‘바디 바이블’의 집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우리 몸엔 복음이 있습니다. 인간은 호모 비블리쿠스(Homo Biblicus)입니다. 몸이 성경 말씀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우리의 척추와 골반, 근육, 발과 어깨, 신체 하나하나는 세포 속에 쓰인 하나님의 말씀 그대로 이뤄진 것입니다.”

서울 강남구 선한목자병원에서 지난 14일 만난 이창우 원장은 이렇게 인간의 몸에 대해 설명했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이 원장은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의학과 기독교 영성의 결합을 시도하며 ‘바디 바이블(Body Bible)’(서우)이란 책을 펴냈다. 출간된 지 얼마 안 됐는데 인터넷서점 상위권에 오르는 등 기독교 서점가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의사가 돼 하나님이 사람을 만드셨음을 과학으로 증명하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의대에 진학해 공부하면서 “절대로 하나님을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한다.

해부학실에 들어가 줄지어 누워 있는 사체를 보면서, 한번 녹인 각설탕을 다시 각설탕으로 만들 수 없듯 단순히 여러 세포가 모여 인간이 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인간의 몸에는 60조∼100조개의 세포가 있고, 놀랍게도 하나님은 그 한 사람을 만들기 위해 우주에 유일한 세포를 만들고 그것을 토대로 각 사람을 만들었다”며 “누구 하나 같은 사람이 없도록, 사람 하나를 우주보다 소중한 존재로 만들어 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염색체 23개와 DNA라는 문자를 통해 하나님이 인간에게 바라는 마음을 명령으로 새겨놓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인간 몸의 염색체 개수와 구약 성경의 히브리어 23개 문자의 수가 일치한다”며 “인간의 염색체를 언어적으로 풀면 결국 성경의 복음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런 연장선상에서 몸에 대한 흥미로운 묵상을 들려준다. 잠을 ‘하나님께 맡기라고 하는 부르심’이라 소개하고 줄기세포를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여주는 예표’에 빗대고 있다. 골반에 대한 묵상을 통해 “교회는 생명을 떠받치는 세계의 골반”이라는 결론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는 “특히 골반을 주신 것은 생명을 잉태하여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하라는 명령과 같다”며 성적 타락과 생명경시 문화가 번지는 현시대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원장은 2001년 테헤란로가 내려다보이는 현 위치에 병원을 세웠다. 2004년엔 ‘굳 셰퍼드 재단’을 세워 선한목자병원을 주축으로 의료선교와 무료 봉사활동에 힘써 왔다. 광림교회 장로이면서 청년선교위원장으로 아내 김정신 권사와 함께 청년을 세우는 일에 헌신해 왔다. 두 아들 역시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의료인의 길을 걷기 위해 준비하는 등, 겉으로 보면 아쉬울 게 하나도 없어 보이는 삶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는 사람들의 시선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선을 더 의식하며 살아가려 노력해 왔다. 병원의 가장 좋은 위치에 있는 1.5평(약 5㎡) 정도 되는 기도실은 그런 신앙생활의 산물이다. 이 원장은 “의사로 살다 보면 내가 열심히 치료했는데도 환자들이 갑자기 나빠질 때가 있다”며 “생명을 다투는 환자들 앞에 서면 나보다 가난한 사람이 또 있을까 싶다. 그럴 때면 기도실에 가서 무릎 꿇고 울면서 하나님께 환자를 살려달라고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에게 하나님은 과연 어떤 분일까. 그는 “사람들은 타인의 인생 그래프를 보며 함수 아래쪽, 쌓아놓은 면적만 본다”며 “면적을 적분해서 열심히 살았구나, 때론 인생을 망쳤구나 쉽게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 하나님은 인생 함수의 기울기를 봐 주시는 분이라고 했다. 그는 “너무 힘들 때 하나님은 ‘네가 이제 나를 보는구나’라고 다시 세워 주시는 분이었다”고 말했다. 보잘것없지만 오로지 주님을 향한 기울기를 갖고 있던 소년 다윗을 세우고, 꼭짓점의 정점에 서 있던 다윗을 쳐서 기울기를 뒤집어 다시 하나님 앞으로 세우셨던 것처럼 말이다. 그는 “그렇게 전 세계 70억명 사람의 삶을 하나하나 미분해서 그때가 카이로스의 때인지, 크로노스의 시간인지 봐 주시는 분이 바로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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