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7월 31일에 화성이 지구에 가장 근접한 위치에서 태양과 지구 화성이 일직선에 있는 화성충 현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지구에서 가장 크고 밝은 화성을 관측할 수 있는 날이다. 해질 무렵 동쪽하늘에서 빨간 모습으로 밝게 떠오르니 밤새 관측할 수 있다.
화성은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닮은 암석형 행성이다. 겉보기 크기는 지구의 2분의 1 정도이고, 중력은 지구의 40% 정도이지만 천문학적으로는 비슷한 수준이다. 자전축도 지구와 비슷하게 25도 정도 기울어서 사계절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자전 주기도 하루 24시간37분으로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화성 탐사 초창기부터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인지, 과거에 생명체가 존재했었는지는 흥미로운 관심거리였다. 19세기 말 조지 웰즈의 ‘우주전쟁’ 이후 화성인에 관련된 공상과학소설도 다수 발간되었다.
하지만 현재 화성의 대기압은 지구의 100분의 1 정도에 불과해서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환경이다. 화성 중력의 세기에 비해 너무 희박한 대기인데, 최근 연구 결과 그 원인은 태양풍의 영향으로 밝혀졌다. 태양에서는 흑점과 플레어를 유발하는 폭발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이때 태양에서 초속 수백㎞의 속도로 수소 이온, 헬륨 이온 등이 뜯겨 나오는데 이를 태양풍이라고 한다. 만약 화성에 지구와 같은 강력한 자기장이 있다면 태양풍은 화성을 우회하여 빗겨 나가 화성 대기층은 보호된다. 46억년 전 화성 생성 초기에는 지구와 같은 강력한 자기장이 존재했었고 지구 대기압에 맞먹는 대기층과 심지어 바다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화성에는 자기장이 거의 없다.
지구의 자기장은 금속성 액체 상태인 외핵의 대류 운동에 의해서 발생하는데, 화성은 대략 40억년 전 이와 같은 대류운동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화성에 도달한 태양풍은 화성 대기층과 꾸준하게 충돌하여 대기는 우주공간으로 흩뿌려졌다. 결국 대기압은 떨어지고 바닷물도 모두 증발해버렸다. 2015년 나사는 MAVEN 위성을 화성으로 보내 대기권을 관측했는데, 현재도 태양풍에 의해 화성 대기가 초당 100g 정도씩 손실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새삼 지구의 자기장이 고맙게 느껴진다.
이남영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