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음 달 스마트워치와 인공지능(AI) 스피커, 태블릿 등 세컨드 디바이스(스마트폰 외에 사용하는 IT 기기) 신제품을 쏟아낸다. 그동안 미국 프리미엄 제품과 중국 저가 제품 사이에 끼어 고전해온 삼성전자가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월 스마트워치 ‘기어S3’의 후속작 ‘갤럭시워치’를 선보인다. 최근 삼성전자 미국 웹사이트에 노출된 사진에 따르면 갤럭시워치는 로즈골드 색상에 1.19인치 스크린을 탑재한 원형 시계다. 삼성전자가 곧 선보일 새 AI 플랫폼 ‘빅스비 2.0’과 개선된 피트니스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은 다음 달 9일 갤럭시노트9 공개 행사나 8월 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공개된다.
삼성전자 태블릿 신제품 ‘갤럭시탭S4’도 IFA 2018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샘모바일 등 해외 IT 매체에 따르면 갤럭시탭S4에는 홈버튼이 사라지고 홍채인식과 얼굴인식을 결합한 보안기능이 지원된다. 또 음악재생과 원격 카메라 제어기능 등을 제공하는 S펜을 탑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의 첫 AI 스피커는 갤럭시노트9 공개 행사에서 베일을 벗는다. 제품명은 ‘매그비’, 가격은 300달러(33만8000원) 안팎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경쟁 제품인 아마존 에코(100달러대)보다 비싸지만 애플 홈팟(350달러), 구글 홈(400달러)보다는 저렴한 수준이다. 이 스피커에는 빅스비 2.0과 통합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가 탑재될 예정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세컨드 디바이스 시장에서 부진했다. 스마트워치 시장에선 미국 애플·가민·핏빗과 중국 화웨이 틈에서 각축전을 벌였지만 점유율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태블릿 시장에서도 애플에 치이고 화웨이에 쫓기는 처지다.
AI 스피커의 경우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제품 출시가 2∼4년 늦은 후발주자다. 이미 해외에서는 아마존·애플이, 국내에서는 이동통신·포털업계가 AI 스피커 주도권을 쥐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AI 스피커는 삼성 TV나 냉장고 등 가전을 통제하는 데 강점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디오 자회사 하만의 기술이 적용돼 스피커 음질을 향상시켰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AI 스피커에 탑재될 빅스비 2.0의 음성 인식률과 연속 대화·소음 필터 능력 등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